손 내민 尹, 노룩악수 野, 기립한 與…시정연설 전후 장면들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은 야당의 보이콧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다만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의 연설을 맞이하는 여야의 태도는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 여당은 30번 넘게 박수를 치며 호응을 보였지만 야당은 연설 내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1분쯤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윤 대통령이 입장한 본회의장 문 가장 가까이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자리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입장 전부터 서 있던 홍 원내대표와 가장 먼저 악수했고 이후 이 대표도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윤 대통령 악수에 응했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중앙통로를 통해 발언대로 향하면서 양옆에 앉아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이 과정에서 김회재 민주당 의원 등 일부는 일어서서 윤 대통령과 적극적으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앉은 채 냉담한 모습으로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바라봤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허공만 바라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악수를 청하자 마지못해 앉은 채로 악수를 했다. 허공만 바라본 채 윤 대통령을 외면하는 일부 의원도 포착됐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과 임종성 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윤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앉은 채 윤 대통령 악수를 받았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친명계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나가는 동안 정면만을 응시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한 뒤 뒤돌아 천 의원을 본 윤 대통령은 머뭇거리다 천 의원을 건너뛴 채 김성주 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이 입장하는 동안 기립 박수를 이어가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을 보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를 마친 윤 대통령은 27분 20초 동안의 시정연설을 이어갔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주요 발언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30차례 넘게 박수를 쳤다. 1분에 1번 넘게 박수를 친 셈이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연설 동안 단 한 차례도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합법적인 노동운동은 철저히 보장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와 사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자 민주당 쪽에서 "아으"하는 소리와 함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내내 휴대폰을 보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연설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연설 동안 모니터에 나온 연설문을 읽으며 연설 내용에 집중하는 듯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야유나 고성은 나오지는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 회의장 안에서 피켓을 부착하거나 상대 당 인사를 향해 고성·야유를 보내는 행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서다.
다만 진보당 강성희 의원만이 이날 홀로 회의장 안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 '피눈물 난다, 서민부채 감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강 의원은 이날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이 퇴장하는 순간까지 피켓을 들고 있었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앉아있는 쪽을 먼저 향했다. 윤 대통령은 의원석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대부분 의원이 이에 응했다.
야당 의석을 돈 이후 윤 대통령이 여당 쪽을 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일어서서 환한 미소로 윤 대통령을 반겼다. 윤 대통령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할 때는 몇 마디 말을 건넴과 동시에 김 의원의 안내견 '조이'를 살짝 쓰다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는 순간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수 소리는 끊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부분 의원과 악수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이번에는 이 대표가 먼저 다가가 윤 대통령에게 손을 건넸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악수를 하는 순간 본회의장 박수 소리는 이전보다 커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악수를 마지막으로 환하게 웃은 채 손을 흔들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남현희…범죄심리학 교수 "의심스럽다" - 머니투데이
- '박지윤과 이혼' 최동석 "상대가 반박불가 잘못"…의미심장 SNS - 머니투데이
- "사채업자에 빌어라" 아이들 앞세운 남편…변호사 마저 '한숨' - 머니투데이
- "별거 중 암 걸렸다던 남편, 알고보니 치질" 거짓말…오은영 '깜짝' - 머니투데이
- "예쁜분이 말 걸어줘" 메이드카페에 700만원 쓴 VVIP…서장훈 "나가" - 머니투데이
- "난 조선시대 왕" 남편 등장…25년 궁녀로 산 아내 "더는 못해" - 머니투데이
- 이재명 1심 선고 앞두고···'대안' 존재감 드러내는 비명계 잠룡들 - 머니투데이
- 선우은숙 며느리 "배 아파 이영하 낳았다"…시부 닮은 딸 공개 - 머니투데이
- '방송 못하게 얼굴 긁어줄게' 협박문자 류효영 "티아라 왕따, 화영 지키려고" - 머니투데이
- '버닝썬 논란' 남편과 "잘 지내요"…박한별 근황 보니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