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번식지 사라지는데 조류인플루엔자까지 엄습...남극 황제펭귄 멸종 위기

김효선 기자 2023. 10. 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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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남극 해빙(海氷)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황제펭귄이 예상보다 빨리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제펭귄은 육지가 아닌 딱딱한 바다 얼음 위에서 번식하고, 새끼 황제펭귄의 털은 추위에 약해 물에 빠질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황제펭귄은 바다 얼음 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황제펭귄의 번식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빙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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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남극 주변까지 확산
사람과 접촉한 도둑갈매기 통해 펭귄에 전파될 가능성
해빙 사라지며 황제펭귄 번식지 파괴
2100년 펭귄 서식지 90% 사라질 수도
눈을 이용하여 갈증을 해소하는 아델리펭귄. /극지연구소 극지미디어 제공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남극 해빙(海氷)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황제펭귄이 예상보다 빨리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제펭귄은 육지가 아닌 딱딱한 바다 얼음 위에서 번식하고, 새끼 황제펭귄의 털은 추위에 약해 물에 빠질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남극 인근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나오면서 전염병까지 펭귄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남극에서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남극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된 곳은 남대서양의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 쪽이다. 도둑갈매기과 조류 개체군에서 발견됐다.

과학 학계에서는 철새들이 남미에서 남극으로 조류인플루엔자를 옮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는 도둑갈매기과 조류 개체군에서 발견됐다.

김정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펭귄을 많이 잡아먹는 도둑갈매기가 문제”라면서 “도둑갈매기는 청소부 동물로, 해안가에 있는 쓰레기나 사체를 먹는데 그걸 통해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펭귄은 집단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감염된 도둑갈매기가 펭귄 무리로 들어가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빙하 손실로 황제펭귄 멸종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남극 기지를 방문하는 과학자들에게 “되도록 새가 많은 곳은 가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극을 가려면 남미의 도시를 거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남극으로 떠난 과학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 진단 키트를 지니고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남극 생물들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빙원에 뭉쳐있는 아델리펭귄 무리. /극지연구소 극지미디어 제공.

펭귄 중에서도 지구상에서 몸집이 가장 큰 펭귄종인 황제펭귄은 다음 세기가 되기 전에 야생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개국 28개 기관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의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지난해 말 게재한 논문에서 2100년에는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지금보다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제펭귄은 바다 얼음 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황제펭귄의 번식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빙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또한 황제펭귄 새끼는 털갈이하기 전 솜털에 방한 기능이 없어 물에 빠지면 치명적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연구 당시의 지구온난화 속도를 가정했을 때 황제펭귄이 2100년 되면 멸종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시점으로 보면 황제펭귄 멸종 시점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황제펭귄뿐 아니라 아델리펭귄도 위험하다. 아델리펭귄은 최근 10년 동안 개체수가 43%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호주 생태학자들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해안선 100km 범위를 확인한 결과 아델리펭귄의 둥지 수가 17만6622개에서 9만9946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황제펭귄의 서식지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펭귄의 번식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국남극연구소의 피터 프렛웰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황제펭귄 서식지인 남극 벨링스하우젠해 중부와 동부 번식지 5곳 중 4곳의 해빙이 녹아내렸다. 인공위성으로 이 지역을 관찰한 연구팀은 새끼들이 독립하기 전에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새끼들이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 속도로 온난화가 이어지면 2100년에는 펭귄 서식지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고자료

PLOS Biology,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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