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엑스 등 SNS 유료화 시대 열리나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들이 잇따라 유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고가 줄고 있는 데다, 광고 규제까지 강화되자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선 것이다.

메타는 30일(현지시간) 무료로 제공해온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예고했다. 메타는 “진화하는 유럽 지역 규정 준수를 위해 11월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광고와 함께 서비스를 무료로 계속 쓰거나, 광고가 없는 요금제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유럽연합(EU)과 스위스 등에 도입된다. 유료 구독 서비스 요금은 웹 기준 월 9.99유로, 구글 안드로이드 및 애플 iOS 스마트폰에서는 월 12.99유로다. 서비스 이용자는 광고 없이 SNS를 이용할 수 있고, 이들 데이터는 광고에 활용되지 않는다.

메타의 유료 서비스는 EU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 강화로 인한 광고수익 감소 때문이다. 그간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이용자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EU 국가들이 메타가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전 동의를 얻지 않았다며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을 처분하거나,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며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메타는 “광고 없는 요금제 옵션이 유럽 규제 기관의 요구 사항과 균형을 이루면서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스(X·옛 트위터)는 지난 17일부터 뉴질랜드와 필리핀의 신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간 1달러의 요금 부과 테스트를 시작했다. 새로운 계정은 다른 게시물을 게시하고 상호작용할 때 연간 1달러 구독 서비스를 내야 한다.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게시물 읽기와 동영상 보기, 계정 팔로우 같은 ‘읽기 전용’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의 이름은 ‘낫 어 봇’(Not A Bot)이다. ‘봇’은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다. 엑스는 플랫폼을 조작해 가짜 여론을 만드는 봇 집단을 막기 위해 이용자를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내세운 모습이지만, 업계는 엑스의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엑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광고가 전년보다 54% 이상 줄어 매출이 반토막났다

그 외 중국의 짧은 동영상 앱인 틱톡도 월 4.99달러에 광고를 제거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테스트에 들어갔다. 스냅챗은 지난해 6월 인공지능(AI) 챗봇과 절친 설정 등의 기능을 추가한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SNS 업체들의 유료화가 한국 시장에도 적용될지 주목된다. 일단 메타는 “(이번 조치는) EU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의 경우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유료화 움직임에 대해선 전망이 분분하다. 이미 많은 지인들과 관계망이 형성된 기존 업체를 버리고 대체재로 갈아타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유료화 서비스를 울며 겨자 먹기로 쓸 것이라는 관측과 유료 구독자 증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미 인증 계정을 구매하는 X 프리미엄(트위터 블루)과 스탭챗의 유료화 서비스 이용자는 소수에 불과해 수익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