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공모가 깨졌다"…시큐레터, 상장전 투자한 기관만 웃어

황국상 기자 2023. 10. 31. 16: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이버보안 기업 시큐레터의 주가가 지난 8월 상장한 지 두달여만에 공모가 밑으로 밀렸다.

한편 시큐레터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빠지면서 공모주 투자에 나선 기관과 개인들은 모두 손실 구간으로 들어섰다.

이들 기관이 시큐레터에 투자한 금액은 시기별로 주당 2053원, 3358원, 7374원 등으로 다르지만 현재 주가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보안 기업 시큐레터의 주가가 지난 8월 상장한 지 두달여만에 공모가 밑으로 밀렸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내외 시장여건까지 불안해지자 낙폭이 커진 것이다.

31일 시큐레터의 주가는 전일 대비 8.35% 내린 1만1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공모 과정에서 공모가 1만2000원을 기록했던 시큐레터는 상장 직후 한 때 3만5100원(9월6일 종가)까지 올랐지만 9월 들어 2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현재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때 2790억원에 육박했던 시가총액이 현재 890억원대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시큐레터는 문서·이미지 파일 등 비실행 파일 속의 악성코드를 리버스-엔지니어링(역공학) 방식으로 탐지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다. 파일을 구성하는 소스코드를 어셈블리(0,1로 이뤄진 기계어) 단위로까지 해체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역공학 자동화 솔루션, CDR(콘텐츠 무해화) 등 솔루션이 시큐레터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시큐레터의 공모 흥행은 시장 여건의 영향이 컸다. 고물가 고금리 심화로 자본시장 유동성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시큐레터처럼 공모금액이 200억~300억원 언저리대에 머문 종목은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관들이 마음껏 베팅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시큐레터가 공모가 밴드(9200~1만600원)의 상단보다 높은 1만2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영향이 컸다.

실적 기반이 미흡하다는 점은 시큐레터의 약점이었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27억7000만원인데, 영업손실이 55억원에 달했다. 매출이 2020년(12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비용을 상쇄하지 못했다. 2015년 설립 후 매년 이어진 적자로 올 1분기까지 누적 결손금은 266억원에 이른다.

시큐레터는 이번 공모과정에서 증권신고서를 통해 올해 매출을 57억원, 영업손실을 34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예상대로라면 내년, 내후년 전망은 밝다. 2024년 매출이 133억원, 영업이익이 약 4억원으로 흑자전환하고 2025년에는 매출 264억원, 영업이익 83억원으로 전망했다. 시큐레터는 "2023년 실적 추정치는 이미 확보된 영업기회를 바탕으로 제시했다"면서 "2024년, 2025년의 매출 추정액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제품별 매출 성장율(연평균 69.9%)을 통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적이 무리없이 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안 업계에서도 의심의 눈초리 보낸다. 한 보안 업체 관계자는 "사이버보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고가 터지지 않는 한 보안에 대한 투자는 불필요한 비용으로 여기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 대내외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의 보안투자도 덩달아 줄고 있어 보안업계의 실적은 연초 계획과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시큐레터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빠지면서 공모주 투자에 나선 기관과 개인들은 모두 손실 구간으로 들어섰다. 다만 상장 전 전환상환우선주, 전환우선주 등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만 안전 구간에 남아 있다. 이들 기관이 시큐레터에 투자한 금액은 시기별로 주당 2053원, 3358원, 7374원 등으로 다르지만 현재 주가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상장 전 시점에 투자한 기관들이 보유한 물량은 상장 후 1개월때부터 최장 1년 후 시점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보호예수 의무가 풀려 장중에 지속 출회될 예정이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