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PC방 호령하던 게임 ‘스페셜포스’ 재출시 무산...개발사 법정공방

‘스페셜포스’ 개발사 드래곤플라이, 블랙스팟엔터와 맞손
2018년 ‘공동 개발’ 손 잡았지만…개발 늦어지자 계약 해제
드래곤플라이 “개발비 4억 돌려달라” 소송…1심 승소
2심, 블랙스팟엔터 책임 일부 인정…“개발비는 지급해야”

관객들이 드래곤플라이의 멀티플레이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VR ACE’를 체험하고 있다. (KT 제공)/뉴스1

2000년대 인기였던 1인칭 슈팅 게임(FPS) ‘스페셜포스’(Special Force)의 새 버전을 함께 추진하던 게임 개발사 드래곤플라이와 블랙스팟엔터테인먼트(블랫스팟엔터)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추억의 게임을 재출시 한다고 발표해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법정 공방에 돌입하며 새 버전 게임 재출시는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문광섭 정문경 이준현)는 최근 ‘스페셜포스’ 개발사 드래곤플라이가 블랙스팟엔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블랙스팟엔터가 4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단도 파기했다.

‘스페셜포스’는 국내 1세대 FPS 게임으로 2000년대 초반 79주간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FPS 대중화에 이바지 했다. 그러나 이후 출시된 서든어택 등 경쟁게임에 점유율을 뺏겼다.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2, 더 킹 오브파이터즈 온라인 등 또다른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며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8년 또다른 게임 개발사인 블랙스팟엔터와 손잡고 스페셜포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스페셜포스 서바이벌’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스페셜포스를 리뉴얼해 재출시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 유저들도 큰 관심을 다. 블랙스팟엔터는 2012년에 설립된 회사로 FPS 게임인 ‘라인오브사이트’가 대표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개발비 4억원을 지급하고 블랙스팟엔터에 게임 개발을 요청했다. 그러나 블랙스팟엔터가 당초 정한 기한 내에 게임 테스트 버전도 개발하지 못한 데 이어 작업이 계속 더딘 상태로 지체됐다. 이에 드래곤플라이가 2020년 4월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앞서 지급한 개발비 반환을 요구했다.

블랙스팟엔터는 계약에 따라 작업을 진행했지만 드래곤플라이가 경쟁게임 출시 이후 기존 개발 계획 수정을 요구했고, 8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계약에 따라 지급하지 않았던 개발비 1억6000만원가량을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드래곤플라이는 2021년 6월 블랙스팟엔터를 상대로 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2월 시간이 지나도록 클로즈베타 버전을 제공하지 못한 것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며 드래곤플라이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었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제 통보는 타당하지만, 이미 받은 개발비 4억원을 돌려줄 의무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원고 사업적 판단으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지만 해지 통지일 이전까지 지급한 개발비 일체는 반환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보수 상당액은 계약 해제 당시까지 피고가 계약에 따라 작업해 제공한 결과물에 상응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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