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중요했다"…'만분의 일초', 검도인으로 거듭난 주종혁X문진승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검도로 한 사람의 내면을 성찰한다. 오롯이 눈빛과 죽도만으로 자신 안의 상처를 깨부스려는 주종혁, 문진승의 '만분의 일초'다.
31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만분의 일초'(감독 김성환·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성환 감독, 배우 주종혁, 문진승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만분의 일초'는 0%의 확률을 깨뜨릴 0.0001%, 그 찰나를 향해 검을 겨누는 치열한 기록을 담은 영화다.
◆ 검도로 표현된 내적 심상
'만분의 일초'는 국내외로 보기 드문 소재인 검도를 활용했다는 차별성을 지닌다.
영화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 제47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 제8회 런던동아시아영화제, 제6회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고 있다.
감독은 검도를 소재한 이유에 대해 "대사를 풀지 않고 영화를 준비해 보고자 했을 때 처음 느꼈던 게 검도였다"며 "정말 찍고 싶었던 소재와 이야기가 만나야 찍을 수 있었는데 좋은 이야기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때문에 '만분의 일초' 대사는 800개 안팎으로 끝이 난다고. 감독은 "추상적인 예술을 하는데 관심을 주는 실질적 통계자료로 보이더라. 영화만이 갖고 있는 장치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감독은 검도를 통해 순수 스포츠물이 아닌 인물의 내적 심상을 다루고자 했다. 감독은 "재호의 내적 심상을 다루고, 그 안에서 요동치는 마음이 검도로 나타나는 것처럼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블루톤을 살려 몽환적일 수도 있는 터치감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한 영화는 '예언자'와 '워리어' 두 편을 많이 봤다. '예전자'는 갱스터 장르물이지만 농도의 배합이 매력적이었다. 검도같은 경우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대나무 죽도로 다투기 때문에 타격감을 실제로 연출하기 어려웠다. '워리어'라는 영화를 보면 타격감에 있어 참고할 부분들이 많더라. 이를 보고 촬영 감독과 많은 점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 주종혁X문진승의 눈빛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권모술수 권민우 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주종혁, '모범가족' 박희순의 오른팔 역으로 출연했던 문진승이 극을 채웠다.
주종혁은 극 중 어린시절 형을 죽음으로 내몬 태수(문진승)에 대한 트라우마를 깨려하는 재우 역을 맡았다. 문진승은 극 중 과거 아픔을 뒤로하고 검도계를 제패한 1인자 태수 역으로 분했다.
감독은 '만분의 일초'의 추상적이고 몽환적인 연출 외에도 대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배우들의 눈빛에 주목했다고 한다. 감독은 "검도는 마스크를 쓰고도 감정이 나와야 하는데 테스트 촬영에서 얼굴이 너무 안 보여 고민이 됐다. 그러다 눈빛이 마음에 드는 배우를 찾게 됐다"고 문진승, 주종혁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주종혁은 "검도라는 소재가 너무 신선했다. 재호가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가 안쓰럽기도 하고 태수에 대한 분노, 복수심,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강한데 후반부까지 표출을 못한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봤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꼭 재호를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이 생겼었다"고 말했다.
처음 도전한 검도에도 매력을 느꼈다는 주종혁이다. 그는 "검도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촬영 시작 2달 전부터 광화문에 있는 검도 체육관에서 배웠다. 처음에 검도라는 것을 영상으로 봤을 때는 두 달이면 따라 할 수 있겠다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용인 대학교 선수를 직관하러 갔다가 검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 자세를 보니 놀랐다. 검도의 기합이나 타격들이 정적인 스포츠라 생각했는데 역동적이었다. 또 앉아서 묵상을 할 때는 고요하고 차분해지는 매력을 많이 느꼈다. 검도를 계속해서 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웃었다.
앞서 '모범가족' '악인전기' 등을 통해 악역을 맡아왔던 문진승은 "만화적인 성장 스토리 같았다. 또 단순히 빌런이 아닌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차가운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던 것보다 두건이 없어지는 모습에선 태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문진승은 "검도를 2개월 동안 훈련했다. 기본적으로는 기본자세 훈련을 많이했다. 현장에선 훈련이 부족하니 용인대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했다"며 "검도의 매력은 기세다. 기합소리 하나만으로 눌린다. 그 기세가 검도만의 매력 같다"고 얘기했다.
'만분의 일초'는 11월 15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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