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마라도나 생일에 '통산 8번째' 발롱도르 수상 "이 상을 마라도나에게 바친다"→홀란드 2위+음바페 3위

오종헌 기자 2023. 10. 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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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SPN
사진=발롱도르
사진=발롱도르

[포포투=오종헌]


리오넬 메시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생일에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프랑스풋볼'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진행했다. 최고의 유망주를 꼽는 코파 트로피, 최고의 골키퍼를 선정하는 야신 트로피, 그리고 최고의 골잡이에게 주어지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 등을 수여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남자 축구선수 발롱도르 주인공이 공개됐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상으로 이 매체가 선정한 각국 기자단 투표를 통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영예가 돌아간다. 현존 개인상 중에서 축구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상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1위는 바로 메시였다. 이미 최종 후보 30인이 공개된 뒤 메시와 엘링 홀란드가 경합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도 메시,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가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됐다.


데이비드 베컴이 수상자로 나선 가운데, 메시의 이름이 호명됐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2004년 1군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역대급 재능을 뽐낸 메시는 빠르게 팀 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오랜 기간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며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사진=발롱도르
사진=발롱도르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페인 라리가 우승 10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 코파 델 레이 7회 우승 등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35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통산 출전 기록은 778경기 672골 303도움이었다.


하지만 2021년 여름 갑작스럽게 바르셀로나와의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당시 메시는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을 끝냈다. 곧바로 재계약을 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 결정은 잔류였지만 그때는 바르셀로나의 재정적 문제로 인해 동행을 이어갈 수 없었다. 결국 메시는 뜻하지 않은 결별을 맞이하게 됐고, 떠나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첫 시즌 프랑스 리그앙 26경기에 출전해 6골 14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 시절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역시 적응 기간에 불과했다. 메시는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리그 32경기 16골 16도움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1개의 공격포인트를 생산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PSG와의 동행을 마치게 됐다. 그 사이 논란도 있었다. 메시가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했는데, 이것이 PSG 구단의 허가가 나오지 않은 일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메시는 사과했지만 거취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흘러나왔다. 결국 리그 최종전에 앞서 떠나는 게 확정됐다.


메시를 노리는 팀은 바르셀로나와 알 힐랄(사우디 아라비아)였다. 바르셀로나는 후안 라포르타 회장과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등이 나서 공개적으로 복귀를 바랐다. 실제로 두 사람이 메시와 만나 설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엄청난 석유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알 힐랄은 연봉 4억 유로(약 5,651억 원)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두 가지 옵션 중 메시가 고려한 건 바르셀로나 복귀였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쉽지 않았다. 메시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방출되거나 연봉을 삭감해야 했다. 이에 메시는 "2년 전처럼 내 미래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바르셀로나로 복귀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알 힐랄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메시는 새로운 행선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하게 됐다. 그 팀이 바로 인터 마이애미였다. 앞서 미국 '마이애미 헤럴드'는 6월 초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다. 계약 기간은 2년 6개월이다. 연봉과 보너스, 팀의 지분 등 모두 포함해 최대 1억 5,000만 달러(약 1,912억 원)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인터 마이애미 구단도 메시 합류를 암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마침내 오피셜이 떴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달 1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 영입 소식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다. 메시의 미국 무대 데뷔는 약 일주일 뒤에 이뤄졌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달 22일 크루스 아술과 리그스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리그스컵은 북중미 팀들이 모여 다투는 대회다. 당시 인터 마이애미는 크루스 아술(멕시코)과 아틀랜타 유나이티드(미국)와 한 조에 속했다.


메시는 크루스 아술과의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9분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크루스 아술이 동점골을 넣으며 스코어는 1-1이 됐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려던 후반 추가시간 4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메시는 후반 추가시간 4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획득한 프리킥 키커로 나섰다. 메시가 찬 공은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메시의 활약 덕분에 인터 마이애미는 리그스 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또한 6월 초부터 6경기(3무 3패) 동안 이어지던 무승의 사슬을 끊어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메시의 활약은 대회 내내 이어졌다. 이어진 조별리그 2차전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메시는 전반 22분 만에 멀티골을 완성했다. 흐름을 이어간 인터 마이애미는 전반 44분 타일러의 추가골까지 더해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했다. 구단 역사상 전반전에 세 골 이상 리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가볍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인터 마이애미는 파죽지세로 리그스컵 결승에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32강 올랜도 시티전 3-1 승, 16강 댈러스전 4-4 무(승부차기 승), 8강 샬로트전(4-0 승), 4강 필라델피아 유니온전(4-1 승)까지 총 15득점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4골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마침내 결승에서 네슈빌까지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7경기 연속골, 도합 10골을 터뜨리며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MVP)는 당연히 메시의 몫이었다. 또한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입단, 미국 MLS 무대 입성 한 달 만에 트로피를 추가했다. 이는 메시의 개인 통산 44번째 우승이었다.


이는 인터 마이애미 구단의 창단 첫 번째 우승이기도 했다. 창단 5년 만이자, 메시가 합류한 지 한 달 만에 일어난 쾌거다. 또한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합류하기 전 11경기 무승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메시가 뛰었던 리그스컵 7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구단주 베컴 역시 "우리는 역대 최고의 선수를 영입했다. 정말 자랑스럽다"며 메시를 영입한 뒤 즉각적인 효과를 본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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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인터 마이애미 우승이 아니다. 바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다. 사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시절 보여준 위용을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에서 보여주지 못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림픽 대표팀 시절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A대표팀에서는 오랜 기간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파 아메리카에선 2번이나 결승에서 패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역시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아르헨티나의 라이벌 브라질을 물리쳤다. 이후 메시가 '라스트 댄스'를 선언한 2022 카타르 월드컵. 메시는 조별리그부터 연일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메시의 우승을 위해 똘똘 뭉쳤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꺾고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이에 메시에게 통산 8번째 발롱도르 트로피가 주어졌다. 메시는 2009년 처음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바르셀로나 시절이었다. 그리고 2012년까지 4년 연속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 다음 2년 동안은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위였고, 다시 2015년 발롱도르 트로피를 추가했다. 그리고 2019년과 2021년에 6, 7번째 발롱도르를 받았고 이번에 역사적인 8번째 발롱도르 위너가 됐다.


메시의 강력한 대항마는 홀란드였다. 홀란드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에 입단했다. 그리고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프리미어리그(PL) 3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12골을 넣으며 득점 1위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맨시티는 PL, UCL, FA컵 모두 우승했다. 트레블을 이끈 선수였기 때문에 충분히 발롱도르 자격이 있었지만, 메시에게 밀리고 말았다.


또한 이번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은 아르헨티나의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의 생일날(10월 30일) 시상이 이뤄져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메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제2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메시 역시 마라도나처럼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 역시 "마라도나, 당신이 어디에 있든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상을 당신에게 바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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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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