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불출석' 유족 반발에 법원조정 사실상 무산

[theL] 유족, 이의신청 예고…소송 재개 수순

권경애 변호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9.25./사진=뉴스1

학교폭력 유족의 소송을 유기했다 패소를 유발한 권경애 변호사에게 법원이 5000만원 배상을 권고했지만 유족이 반대 의사를 밝혀 조정이 사실상 결렬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영훈 상임조정위원은 고(故) 박주원양의 모친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조정사건에서 지난 17일 이같이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다만 이씨가 이의신청을 예고하면서 조정은 성립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씨를 대리하는 양승철 변호사는 이날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유족이 이의신청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조정절차에 회부된 민사소송은 강제조정 결정이 내려진 뒤 원고·피고 중 한쪽이라도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경우 다시 정식 소송절차가 진행된다.

권 변호사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고(故) 박주원양의 모친 이씨를 대리해 2016년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뒤 항소심 변론에 3차례 연속으로 불출석해 지난해 11월 전부 패소했다. 또 패소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이씨에게 5달여간 알리지 않아 이씨가 상고 기한을 놓치게 했다.

이씨는 올해 4월 권 변호사와 권 변호사가 패소 당시 소속된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2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올해 6월 권 변호사에 대해 정직 1년을 의결했다.

권 변호사는 일명 '조국 흑서'로 불린 도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김경율 회계사, 서민 교수, 진중권 교수 등과 집필해 정치권에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이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