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상생 모델 육사테니스장은 왜 협회의 걸림돌이 되었나?

기자는 테니스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육사테니스장, 분쟁 속으로’라는 기사를 쓰면서 “미디어윌은 (협회에)여러 차례 원만한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대한테니스협회의 거절로 조정에 실패하여 법적 소송으로 가게 되었다. 이에 따른 책임은 모두 조정과 협의를 거절한 대한테니스협회에 있다. 육사테니스장의 리모델링 배경 및 과정을 (후대를 위해)밝혀둔다”고 서문에 적어놓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육사테니스장 해결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약 70억원의 빚만 협회에 남겨놓았다. 다시 한번 육사테니스장의 설립 배경과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상세히 기록한다. 

육사의 요청으로 시작한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은 2015년 초, 육군사관학교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애초부터 군사 시설인 육사 테니스장을 민간이 먼저 어떻게 해볼 방법은 없다.
육사테니스장은 1982년에 클레이코트 16면으로 개장하여, 이후 14면으로 축소되었고, 1995년에 16면의 하드코트가 추가되어 총 30면의 테니스장으로 육군사관학교 내에 위치(구리시 갈매동 457)하고 있다. 하지만 테니스장을 관리하는 병사가 줄어들고 코트 바닥도 지어진지 20∼30년이 경과하면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4년 4월, 제52대 육군사관학교장으로 부임한 양종수 장군은 평소에도 생도들에게 체육활동을 통한 리더십 함양을 강조하였으며, 어떻게 하면 노후화 된 테니스장을 보수하여 생도들이 마음껏 체육활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2015년 9월 18일, 육사와 협회의 업무 협약식에서 양종수 교장은 “생도들이 테니스를 배우면서 체력을 키우고, 상대를 배려하며,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육사 내에 민간단체가 들어오는 것은 처음인데 이번 사례가 모범적인 상생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며 리모델링 사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때마침 2015년 2월에 프랑스테니스협회 전무이사를 포함하여 관계자들이 내한하여 “내년(2016년)부터 한국에서 랑데부 롤랑가로스 주니어대회를 개최하고 싶은데 클레이코트가 있느냐”고 협회에 문의하였고 당시 육사테니스장의 클레이코트를 둘러보고서는 이 시설을 보수하여 이곳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의견을 대한테니스협회와 육사 측에 피력하였다. 

대한테니스협회도 전용으로 사용하던 장충테니스장이 민간업체에 넘어가면서 선수들이 언제든 사용할 테니스장이 필요하던 차였다. 주원홍 당시 협회장은 생도교육 및 랑데부 롤랑가로스 주니어대회의 개최, 더 나아가 한국테니스 발전을 위해 서울에 30면의 테니스장이 확보된 육사테니스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정현을 포함하여 많은 선수들이 육사테니스장 앙투카에서 프랑스오픈 적응 훈련을 하였었다.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이 모두의 갈증을 풀어줄 사업인 것을 알고 양종수 육사교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주원홍 회장에게 리모델링 사업을 제안하였고, 주 회장은 미디어윌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공사를 하기로 했다.

미디어윌은 협회에 자금을 대여해주기 전 사업성 검토를 하였는데, 수익성이 없다는 잠정적 결론에 이르렀으나 주원홍 회장의 간곡한 요청과 테니스 발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명감으로 30억원을 아무런 담보도 없이 협회에 대여해 주었다. 미디어윌은 자금 대여 후 다시 한 번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성 검토를 하였는데 연 평균 가동율이 최소 50% 이상 유지되어야만 수익을 맞출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따라서 테니스장 이용수익 외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지 않으면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미디어윌은 사업성과 수익성이라는 경제적 효율성보다 대한민국 테니스 발전을 위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명감이 더 크다고 보았다. 주원홍 회장은 당초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차입하면서 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계획하였으나, 형제간인 특수관계자이기 때문에 관계 법령상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이자(당시 최소 이율 2.29%)를 기재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미디어윌은 1992년부터 국내 유일의 테니스 전문매거진 ‘테니스코리아’를 창간하여 현재까지 32년 동안 발행하고 있으며,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벼룩시장배 국제챌린저대회를 개최하였고, 1993년부터 지금까지 벼룩시장배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 2018년부터 W쇼핑컵 전국여자테니스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대한테니스협회와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였다.  

육사테니스장은 2015년 12월 재개장 이후로 육사 생도들의 교육과 대한테니스협회의 각종 행사(해외우수지도자 초청강습회, 랑데부 롤랑가로스 주니어대회, ITF 레벨1 코칭스쿨, 여자연맹회장배,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체육영재육성사업 등), 생활체육 대회장소로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었었다.

2015년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과 양종수 육사교장은 민관군 상생 모델의 일환으로 육사테니스장을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협약을 맺었다.

30억원 차입이 정관 위반?
혹자는 이사회, 체육회, 문체부의 승인 없이 30억원을 차입하여 사업을 한 것이 정관 위반이라고 한다. 협회 정관 제43조(재산의 관리)의 ‘차입금은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을 거쳐 체육회 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주원홍 회장은 모든 절차를 완벽하게 준수한 것은 아니나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에서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건 및 그 사업추진비용에 관하여 설명하고 임원 및 대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한 다음 사업 비용을 차용하였다. 

대한테니스협회 제1차 이사회에서 육사테니스장 기부채납을 승인 받았으며(2015. 4. 23), 제2차 이사회에서 육사테니스장 기부채납 약정을 국방부로부터 허가받았다는 내용을 보고하였고(2015. 7. 13), 제3차 이사회에서 육사테니스장 재개장 및 실내코트 준공식을 개최하였다는 보고를 하였다(2015. 12. 22). 또한 2016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사업비용 차용에 대하여 보고하고 논의를 거쳤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2016년 9월 대한테니스협회 종합감사에서 “정상적인 절차로 추진했다면 단기일 내에 30억원 이내에서 육사테니스장 확보가 거의 불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육사가 최대 실익을 얻었다지만 협회가 서울 인근 지역의 육사테니스장 운영권을 확보하여 육사생도를 포함한 테니스 저변확대를 도모하고 동호인대회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할 국내외 대회를 개최할만한 30면의 테니스장을 확보한 공익적인 성과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실내코트 건축 경위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에서 사후 가장 문제가 된 것이 실내코트다. 실내코트의 6면 건축도 육사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양종수 교장은 “우천 또는 악천후시 수업이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실내코트 설치를 (협회에)요청했다”고 말했다. 육사는 실내코트 부지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어서 2015년 6월 29일 박영순 당시 구리시장과 이 문제를 상의하였으며, 다음날 박 시장이 “개발제한구역 보전 부담금 문제는 구리시가 해결해 주겠으니 실내코트 설치를 추진하라”고 하여서 대한테니스협회에 이 사실을 통보하였다. 군사시설이면서 개발제한구역 안에 있는 육사테니스장에 대해 대한테니스협회나 주원홍 회장이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실내코트를 포함하여 육사테니스장 기부채납이 이루어지지 않고, 2017년 초 언론을 통해 실내테니스장의 불법 건축이 공개되면서 구리시로부터 철거 통보를 받았다. 철거가 바로 되었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곽용운 집행부는 철거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강제이행금을 부과 받은 후에 철거를 하였다. 

2023년 의정부지방법원은 실내코트를 건축하면서 제반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양종수 육사교장,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박영순 구리시장, 대한테니스협회 모두에게 벌금형을 주문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영순은 보전부담금 삭감 및 면제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최소한 묵시적으로 피고인 양종수에게 공사를 해도 좋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알면서도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주원홍 회장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7백만원 벌금을 받았으나 이는 대한테니스협회 정관 제26조 임원의 결격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협회와 미디어윌의 운영권 협약
육사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은 협회가 육사테니스장 30면 중 16면을 운영(14면은 육사 사용)하면서 수익금으로 미디어윌의 대여금을 상환해 나가는 방식이다. 2016년 1월부터 협회가 코트를 운영하고 있던 차에 그해 5월에 문체부 산하 스포츠비리신고센터에 민원이 접수되었다. 당시 육사테니스장을 찾은 조사관은 “민원인은 밝힐 수 없으나 대한테니스협회가 거액의 차입금을 발생시켜서 육사테니스장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 민원의 요지라고 확인해 주었다. 또한 6월에는 문체부의 지시로 대한테니스협회 감사가 실시되었다(감사의 실질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대한체육회에서 육사테니스장을 감사하면서 감사인은 “공익단체인 대한테니스협회가 30억원을 차용할 정도로 육사테니스장 사업이 수익사업인지, 공사과정 중에 리베이트가 오갔는지를 파악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당시 대한체육회 감사실장은 주원홍 회장에게 “기부채납 기간 동안 대여금이 다 상환되지 않으면 체육회가 (주 회장을)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공익적 사업임을 확인한 대한체육회는 “그러한 정신을 담은 협약서를 두 기관이 맺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따라서 미디어윌은 협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을(미디어윌)은 갑(대한테니스협회)으로부터 육사테니스장을 위임받아 운영하면서 갑의 운영목적에 맞게 성실히 운영하며, 기부채납 기간 동안 차용원금 및 이자를 회수하지 못하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갑에게 상환 요구를 하지 않으며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약서를 2016년 7월 1일자로 체결하였다.
협회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를 소집하여 ‘미디어윌과의 육사테니스장 전대 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하였다. 

대한체육회 정기종합감사 결과에도 “협회는 총 30억에 대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의 채권자인 ㈜미디어윌로부터 공익성을 고려하여 협회에 채권자의 권리를 육사테니스장의 운영수익금 내에서만 상환하고 채무자에게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약서를 추가로 체결하여 협회 재산상의 손해를 미치지 않도록 보완함에 따라 재산상의 이익 또는 손해에 대해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2016년 6월까지 육사테니스장 운영수익금이 약 4천5백만원 발생하였으며, 그때까지의 이자가 약 4천만원이어서 수익금으로 이자를 지불할 수 있었다. 협약서가 지켜졌다면 협회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KTA 육사테니스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곽용운 제27대 대한테니스협회장은 2016년 8월 취임 이후 이 협약서를 부인함으로 인해 오늘날 협회가 빚더미에 오르는 결정적인 우를 범하고 말았다. 곽용운 집행부는 “제3자에게 코트 운영권을 위임할 수 없다” “회장 직무대행자의 월권” “미디어윌에 특혜를 준 것” 등의 이유로 협약서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육사와 협회가 맺은 협약서 제2조 2항을 보면 ‘제3자와 테니스장을 공동으로 관리 운영하거나 제3자에게 관리 운영의 일부를 위임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또한 당시 김지식 회장 직무대행의 권한을 벗어난 행위로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였으나, 대한체육회 법제팀은 회장 직무대행이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채무면제 청약에 대해 승낙하는 경우와 같이(의무만을 면하는 것) 대한테니스협회에 어떠한 법률적 불이익도 가져오지 않고 유리한 결과만 가져오는 계약 체결 등에 있어서는 협회장 직무대행자도 협회장과 같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미디어윌과의 전대계약 체결 협약은 미디어윌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미디어윌이 공익적인 면을 고려하여 손실 부담을 떠 안겠다는 뜻이었다.

미디어윌은 곽용운 집행부에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하였고, 2번의 공문을 보내면서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하였으나 협회는 일절 대응이 없었다. 주원홍 회장 시절 채용한 육사테니스장 직원들을 모두 내쫓고 곽용운 회장의 친척을 관리소장에 앉히는 등 직접 운영을 하였다. 

미디어윌은 더 이상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판단하고 30억원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2018.7.20.)와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2020.12.17.)는 “협회는 원금 30억원과 다 갚는 날까지 연 19%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을 하였다. 2021년 대법원에 상고하였던 협회는 정희균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상고를 취하(2021.3.2.) 최종 판결 종료되었다.

공사과정 중 국가계약법 위반
이 부분에 대한 대한체육회 감사 결과를 보면 공사업체와 수의계약을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 “공사 참여 업체를 접촉한 결과 업체들은 협회의 공익성을 고려하고 업체별 홍보기회로 적극 활용할 사유로 협의를 거쳐 저렴하게 진행하였으며, 1개 업체는 특허 제품으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의 계약이 가능한 업체이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실제로 공개입찰을 통해 공사업체를 선정할 경우에는 공사금액이 과다 하게 소요될 것이 분명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관련 업체에 협조를 구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의계약으로 공사업체를 선정하게 되었다”고 적시하였다. 당시 30억원이 소요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업계는 정상적으로 진행하였을 경우, 최소 60~70억원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았다. 

공사업체인 한아테크는 중소기업 기술개발 제품 성능인증제도에 따라 그리고 케이엠더블유(애그로)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및 녹색기술인증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한 업체들이다. 또 다른 공사업체인 청림ENC는 육사 진입도로 개선, 출입게이트 설치, 관사지역 경계설치, 배수로 및 주변환경 개선, 옥외 화장실 설치, 실외코트 펜스 보수를 담당하였는데, 이 업체는 다년간 육군사관학교 내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로, 육군사관학교가 군부대 시설이어서 보안 관계로 일반 업체의 공사가 어려워 육사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게 되었다. 그 외의 공사업체인 유신에코그린, 앙투카에스엘, 베노, 케이티라이팅 등도 자사 제품 홍보 목적으로 조달청 가격과 비교하여 절반 정도 수준의 비용으로 공사에 참가하겠다고 동의하여 선정된 업체들이다. 

또한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대한체육회 감사 결과를 보면 “계약 과정에서 동생의 자금을 차용했으므로 따로 사익을 취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주원홍 전 회장이 협회장의 신분으로 현장에서 채권자와 육사교장과 함께 공사규모와 방향을 수정한 정황으로 볼 때 고의성이 없으므로 감사원법 제34조의 3(적극행정에 대한 면책) 등 감사소명 제도의 운영에 관한 규칙 및 훈령에 따라 면책을 필요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디어윌은 왜 다시 압류를 하였나?
2021년 정희균 회장은 선거 출마 당시 공약으로 “원금은 상환하고 이자 19%는 과도한 면이 있어 (미디어윌에 얘기해서)조정을 하겠다. 미디어윌이 원한다면 위탁운영권도 넘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미디어윌은 정희균 집행부 들어서 추가 압류를 하지 않았다. 그후 협회 내에 시도 회장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미디어윌에 협상 제안이 왔다. 육사테니스장 사태 이후 협회 차원의 첫 공식 반응이었다. 이 결과 2022년 4월 1일자로 협회와 미디어윌 사이에 극적 합의가 이루어졌다(2016년 7월 1일자의 위탁운영 협약서에 이어 두 번째).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1)육사코트 분쟁을 야기한 협회 운영의 오류와 미디어윌에 대한 명예 훼손 여부를 조사하여 원인 규명 및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여 보고서를 발간하여 공개 2)육사코트 운영권을 2022년 12월 31일까지 미디어윌에 이관하여 32억원(원금과 이자 일부)의 채무를 면제받고 3)나머지 이자 30억원 중 기상환액을 제외한 15.5억원을 3년 분할 상환한다”이다.

정희균 회장은 합의서 서명 후 “대한테니스협회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테니스인이 화합하는 계기, 아울러 한국테니스가 재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준 미디어윌의 통 큰 결단에 감사를 표한다. 이 결단은 최초 육사코트의 개장이 오로지 테니스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육사테니스장 운영권 확보 문제에 대해 정희균 회장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 협회도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수도권에 코트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만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미디어윌이 중요하게 여겼던 합의서의 첫번째 사항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육사코트 운영권도 확보되지 않았다.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며 큰 소리쳤던 정희균 집행부가 과연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미디어윌은 회사 자금이 대여되었고, 법적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특정 개인이 임의로 이 모든 것을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미디어윌은 여전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히 한국테니스 발전을 위해 육사테니스장 사업에 관여한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육사테니스장은 한국 테니스 발전과 생활체육의 활성화 및 육사생도 교육과 테니스 인구의 저변확대 등 공익적인 면을 고려하여 국내 최초로 민관군이 협력하여 탄생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공익사업이었다. 이 사업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육사테니스장이 당초 목적대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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