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믿었던 태양광서 사실상 적자…“4Q 반등”
태양광 영업익 347억…IRA 세액공제 350억 반영돼
“미국 태양광 투자 변함없어”
한화솔루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 900억원대에 그쳤다.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주력인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 타격이 컸다.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줄어든데다 판가까지 하락한 탓이다. 이 기간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347억원으로 공시됐으나, 태양광 사업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금액이 35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수요·판가 동반 하락에 울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8% 감소한 98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9.7% 줄어든 2조9258억원, 당기순이익은 85.1% 감소한 206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자 역할을 해온 신재생에너지 부문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1조2799억원, 영업이익은 82.4% 감소한 347억원에 머물렀다.
해당 부문 영업이익엔 IRA 관련 세액공제 350억원이 포함됐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부터 세액공제 금액을 실적에 반영해오고 있다. 만일 세액공제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약 3억원 안팎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이 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이 기간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줄고 판매마진까지 축소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전 세계적 고금리 기조에 따라 태양광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3분기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0% 내외로 감소했다”며 “또 모듈의 판가와 원가가 동시에 하락했는데 일시적으로 판가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 일시적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태양광 판매량 목표의 경우, 기존 가이던스 8기가와트(GW) 초중반에서 8GW 초반으로 정정한다”며 “연말이 되면서 계획했던 부분이 다소 현실화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같은 기간 케미칼 부문은 매출 1조2859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56.3% 감소한 수치다. 다만 폴리에틸렌(PE) 등 주요 제품 마진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전 분기(492억원) 대비 13.6% 늘었다.
“2025년 미국 셀 생산비중 70% 목표”
한화솔루션은 3분기 바닥을 다진 후 4분기부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모듈 판매량과 판매마진이 증가하고, 해외 발전자산 매각에 따른 이익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4분기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3분기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4분기부터 스프레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 개선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 1조원의 발전자산 개발 및 설계·조달·시공(EPC)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화솔루션은 2024년 말 완공되는 ‘솔라허브’를 통해 단기 실적 부진을 극복할 것이란 포부다. 솔라허브는 태양광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이 가능한 미국 내 최대 태양광 통합 단지다. 연 3.3GW 생산이 가능한 카터스빌 공장까지 지어지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연 8.4GW에 이르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IRA 세액공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공장은 준비되는 대로 최대한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미국 비중을 늘려온 한화솔루션의 세액공제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229억원, 2분기 279억원, 3분기 350억원 등이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솔라허브 완공 시 누릴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이 약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날 한화솔루션은 “2025년경 미국 내 셀 생산비중이 70%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계획대로 2024년 말 미국 공장 생산능력이 8.4GW가 되면 단순 계산으로 봐도 전체 셀 생산능력(12GW) 중 70%를 차지하게 된다”며 “과거 미국 투자 발표 당시 미국 비중 70%를 목표로 했는데 자연스럽게 이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태양광 모듈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설비투자금액(CAPEX)은 약 1조원 규모이며 올해는 2조7000억원의 투자가 예측된다”고 밝혔다. 전체 CAPEX 가운데 80%가량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투자, 이 중에서도 미국 태양광 투자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설명도 이어진 바 있다.
한화솔루션이 4분기부터 실적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에 증권가도 궤를 함께 한다. 증권가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가 중장기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모듈 수익성은 3분기 저점으로 4분기부터 반등하며 실적 개선세를 낼 것으로 내다본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부터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던 웨이퍼 부정적 래깅효과가 소멸되고, 3분기 이연된 약 3000억원 규모 발전사업 매출이 4분기 발생하면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며 “조지아 3공장(2GW)이 9월부터 조기 램프업을 시작함에 따라 4분기엔 추가적 세액공제가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기존 태양광 모듈 제조 비즈니스에서 발전사업으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가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수반될 수 밖에 없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단기 실적 부진은 아쉽지만 중장기적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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