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항고심도 해임 효력정지 유지…방통위 항고 기각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자신에 대한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신청이 1심에 이어 항고심에서도 받아들여졌다.

서울고법 행정8-1부(재판장 정총령)는 31일 권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방통위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권 이사장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 처분 효력은 본(本) 사건인 해임 취소소송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항고심 재판부는 “방통위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권 이사장의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상실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권 이사장이 직무수행 기회를 박탈당하는 손해는 금전 보상이 불가능하고,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손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방통위가 제시한 (권 이사장의) 해임 사유가 대부분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고, 타당성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며 “해임 처분 효력을 정지할 경우 방문진 운영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지난 8월 전체 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하며 “(권 이사장이) MBC에서 벌어진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했고, MBC 사장 후보자 검증을 부실하게 했으며,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심인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11일 방통위의 해임 처분 효력을 정지하면서, 권 이사장은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행정법원은 현재 권 이사장이 함께 제기한 해임 취소소송을 심리 중이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 8월 권 이사장의 후임으로 방문진 김성근 이사를 임명했는데, 이 보궐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도 1심에서 정지됐다. 방통위는 보궐이사 임명 집행정지에 대해서도 항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