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해외서 달걀 수입했다 폐기한 정부…왜?

윤정식 기자 2023. 10. 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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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오늘(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정기감사 결과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번 감사 보고서는 정부의 농축식품비축물 관리 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달걀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2020년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때입니다.

시장 안정에도 해외 달걀 또 수입 후 폐기



당시 국내산 달걀 수급 불안으로 시장 달걀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입산 달걀을 들여와 혼란에 대응했습니다.

이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국내산 달걀 수급은 안정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림부는 2021년 7월 1억 5천만 개의 달걀을 추가 수입했습니다.

감사원은 정부가 불필요한 달걀 수입으로 지난해 2125만개 폐기 처분했다 지적했다. 〈자료=JTBC 뉴스룸〉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림부에 '판매 부진으로 유통기한 임박 달걀을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농림부는 수입 계획을 수정하거나 취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때 수입한 달걀 중 2125만 개는 유통기한이 넘어가면서 2022년 1월 폐기됐습니다.

감사원은 구매와 폐기 비용으로 87억 원가량이 낭비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축량 계산 실수로 비축 농산물 폐기, 273억원 손실



농림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농산물 비축량을 잘못 계산한 일도 일어났습니다.

농식품부는 2021년 고랭지배추 수확량이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에 고랭지배추 1만 톤을 미리 사 비축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고랭지배추 수확량은 늘었습니다.

결국 사들였던 배추 1만톤은 전량 폐기됐습니다.

감사원은 "이런 식으로 최근 3년 동안 비축해뒀던 배추와 무, 양파 중 3만 톤이 폐기됐다"고 밝혔습니다.

농식품부는 2021년 고랭지배추 수확이 평년보다 줄 것으로 예측했지만 수확량은 늘었다. 〈자료=JTBC 뉴스룸〉

손실액은 273억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예측이 잘못되면 농축산물 비축은 의미가 없어져 버립니다.

국내 유통되는 대다수 농축산물은 산지 작황 상황이 매달 발표됩니다.

유통기한을 고려하면 거의 실시간 생산량이 확인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겁니다.

문제는 농식품부와 유통공사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감사원 보고서는 두 기관이 '농업관측 예측생산량'을 기반으로 농산물 비축 물량을 계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업관측 예측 생산량은 3개월 전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됩니다.

매달 작황 자료보다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관 기간이 짧은 배추 등의 농산물 비축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배추와 무는 적정 보관 기간이 최대 90일로 다른 농산물보다 짧은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실제 민간 업자들도 배추와 무는 산지에서 시장으로 직송합니다.

그러나 농식품부와 유통공사는 2020년 배추 3천여 톤을 창고에 장시간 비축해뒀고 배추가 상하자 140톤을 폐기했습니다.

갖춰진 통계 시스템을 적절하게 사용 못 하고, 농축산물 각각의 특성도 고려 못 해 수백억 예산을 허공에 날린 셈입니다.

감사원은 농식품부 장관과 aT 사장에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농식품 수급조절 방안을 마련하고 수급조절 매뉴얼을 준수하도록 통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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