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거대AI '믿음' 공개…"3년내 AI 매출 1000억"
글로벌·제조·금융·공공 공략…"B2B 본격화"
KT가 자체 개발한 한국어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을 출시했다. 최대 파라미터만 2000억개다. KT는 기업 규모와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해 3년 안에 AI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맞춤형 파라미터'…환각도 줄였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믿음'을 공개했다. 출시 모델은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엑스퍼트 등 총 4종으로, 외부에 완전 개방하는 70억개 파라미터 '베이직'부터 챗GPT(GPT-3)보다 파라미터가 250억개 많은 '엑스퍼트'(2000억개) 등으로 선택 폭을 넓혔다.
타깃은 오픈AI나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퍼블릭 LLM이 아닌, 기업용 프라이빗 LLM 시장이다. KT의 AI 풀스택을 바탕으로 구축 비용을 낮추고 기업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AI 풀스택은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믿음은 AI 개방 생태계를 골자로 한 B2B 특화 모델"이라며 "기업고객을 위한 초거대AI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KT는 초거대 AI를 활용하려는 기업을 위해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초거대 AI의 핵심 기반 모델을 말한다. 오픈AI의 챗GPT가 대표적이다. 복잡한 기술의 구현이나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기업에서 원하는 형태로 미세조정해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KT는 '믿음 스튜디오'라는 전용 포털을 오픈해 개발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선택하고 학습할 수 있는 맞춤형 환경이 구현된다. 수요 기업들이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는 공식 웹사이트도 이날 문을 열었다.
KT는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리벨리온'과 믿음의 기업 전용 AI 클라우드팜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KT클라우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종량제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이용하면 학습 비용을 기존보다 약 27%,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쓰면 서비스·추론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모델을 많이 쓰는 이용자들은 토큰 단위의 과금체계를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요금체계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사용량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KT클라우드와 믿음을 조합해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난제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줄이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도식화된 복잡한 문서의 이해도를 높이는 '다큐먼트 AI' △최신 정보를 찾아내는 딥러닝 '서치 AI' △원문에 근거한 응답만 생성하는 '팩트가드 AI' 등 3가지 기술을 믿음에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AI 할루시네이션을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최대 70%까지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B2B로 빠른 수익화"
KT는 이번 믿음 출시를 통해 기업전용 대규모 언어모델(LLM) 사업화, 새로운 AI 사업 발굴 등 B2B 시장에 집중한다. 이후에는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 등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업스테이지, 콴다 등 스타트업과 개방 생태계를 구축하고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AI컨택센터(AICC), 지니TV, AI통화비서 등 기존 AI 사업의 경우 믿음을 통해 더욱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무선서비스와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로봇 등에도 초거대 AI를 적용한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믿음을 적용해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고객서비스도 대폭 개선한다. 실제 '믿음'을 시범 적용한 KT 콜센터에선 봇 인식률이 5% 개선됐고, 후처리 속도와 지식구축 속도도 각각 20%, 30%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편향성을 극복하고 더욱 보편적인 답변을 도출해내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상무)은 4세부터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지니버스'에 적용된 인공지능의 사례를 들었다. 배 소장은 "최근에 4세 연령의 지니버스라는 서비스를 냈는데 지니버스가 저희에게는 AI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채널의 역할을 했다"며 "4세가 봐도 괜찮은 영상인지, 4세가 들어도 괜찮은 단어인지 보는 것인데 그런 마음으로 AI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다른 레벨의 윤리적 잣대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이나 일본의 NTT 도코모 등 해외 통신사들과 윤리 규범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국내 프라이빗 LLM 시장에서 3년내 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 국내 프라이빗 LLM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수준으로 3년 후 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본부장은 "개인 이용자 대상 AI 서비스는 수익화가 불확실하지만, B2B는 상대적으로 빠른 수익화가 가능하다"며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모델을 쓰지 않고 자체 모델을 구축하려는 기업고객 수요가 충분한 만큼, 늦지 않게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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