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인도적 교전 중단 필요”…시민사회 “휴전 요구해야”
“인도적 교전 중단 필요” 공감
앰네스티·참여연대 “휴전 요구해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 개시로 날로 격화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인도적 교전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외교부는 31일 박진 장관이 전날 투르크메니스탄 출장길에 경유지로 들른 이스탄불에서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교장관과 전화통화에서 1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자지구 현실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인도적 일시 교전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서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무력충돌 사태의 확산에 반대하며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박 장관은 이집트의 중재 노력과 인도적 지원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 교민의 안전을 위한 이집트 당국의 관심과 협조도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집트 외교장관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요르단 외교장관 연달아 통화했다. 외교부는 “국제사회의 사태 해결 노력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강조하고 유사시 재외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0301531001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정부가 지난 27일 유엔 총회에서 실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중단 요구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한 것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적 해법’을 우선시 한다는 입장과 즉각 휴전 요구에 동참하지 않는 결정이 모순된다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외교부가 조속히 기권 입장을 철회하고, 즉각 휴전을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이사장은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면서 휴전 요구에 한국 정부가 기권을 행사한 것은 재앙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침묵으로 외면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휴전은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도 전날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정말 절박한 시기이다. 이 현실을 앞에 두고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기권’해야 할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유엔 결의안 기권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은 용납할 수 없지만,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격은 명백한 과잉보복이며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민사회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현재로선 가장 우선적인 문제가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전은 평화협정을 통한 장기간의 분쟁 중단으로 인식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분쟁 당사자들에게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은 곧 하마스에 대한 항복”이라는 입장이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0291449001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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