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재해석 한 경기도극단 ‘맥베스’…레퍼토리 시즌 마지막 작품
경기도극단이 2023년 레퍼토리 시즌 마지막 작품인 연극 ‘맥베스’를 2~12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초연한 맥베스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의 본질을 담아낸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혹한 작품으로 꼽힌다. 악의 유혹에 빠진 ‘맥베스’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추악한 욕망, 그와 대결하는 고귀한 양심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한태숙 감독이 연출하는 맥베스는 인간 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들며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이는 현대적인 연출을 시도해 새로운 맥베스를 창조했다. 원작의 중세 배경은 현대의 잔혹한 전쟁터로 옮겨가 기관총과 폭탄이 등장하고, 대량 살상의 전투가 벌어진다. 군사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총을 들고, 힘과 권력이 곧 정의가 되는 디스토피아를 만들어냈다. 시종일관 어둡고 연기가 자욱한 무대를 배경으로 해 산 자와 죽은 자, 환상 속 존재들이 뒤섞여 현대사회의 잔혹성과 부조리성을 나타냈다.
특히 고귀한 존재의 파멸을 통해 인간의 비극적 조건에 대해 연민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번 한 감독의 맥베스는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배경, 극적 상황, 캐릭터, 작품의 메시지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재창조했다는 평을 받는다.
주인공인 맥베스 역에는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경기도극단 수석단원 윤재웅이, 맥베스 부인 역은 초연과 동일하게 성여진이 맡아 작품을 이끈다. 또 경기도극단 단원들을 비롯한 21명의 배우들이 밀도 높은 호흡으로 열연해 무대를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한태숙 감독의 새로운 ‘맥베스’를 통해 배우들의 에너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인간의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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