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서울 도시 전설' 옴니버스 영화로…"깊고 놀라운 표현"(종합) [N현장]

프랑스 작가가 쓴 서울 배경 소설 원작

'서울 도시 전설' 제작보고회 및 시사회가 열려 스테판 모 작가(왼쪽부터), 채희석, 유온, 김용호 감독이 참석했다. ⓒ 뉴스1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프랑스 작가가 쓴 서울의 이야기가 AI와 결합해 독특한 스타일의 숏폼 영화로 탄생했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옴니버스 영화 '서울 도시 전설' 제작보고회 및 시사회가 열려 스테판 모 작가, 김용호, 유온, 채희석 감독이 참석했다.

'서울 도시 전설'은 서울과 관련된 각종 전설과 괴담, 미래상 등을 소재로 다룬 영화로, 프랑스 작가 스테판 모의 '서울 마을들: 귀신동 그리고 다른 서울 도시 전설들'과 '서울 도시 전설'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옴니버스 영화는 각 20여분의 4개의 숏폼 무비로 구성됐으며, AI 페이스 스왑 기술을 활용했다.

스테판 모 작가는 이날 "원작자로서 자신들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게 흥미롭고 크리에이틔브한 레이어가 다양하고 흥미로웠다"라며 "특히 AI는 새로운 가능성, 기회, 다양함을 추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한 김용호 사진작가의 스틸무비(사진영화) 형식의 '데 베르미스 서울리스'는 두 사람간 얼굴이 계속 바뀌는 모습이 담긴다.

김용호 감독은 "스테판의 작품이 상당히 난해하고 여러 가지 담고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시각적으로 상당히 고민했다"라며 "스테판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생각했고, 인용돼 있던 많은 문구들을 봤보고, 20분 안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기초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을 읽어본 분들은 스토리텔링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텐데 원작 메시지와 제가 생각한 메시지를 통해 메시지를 최대한 구체화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채희석 뮤직비디오 감독은 AI 세상이 된 미래 서울에서 인간에 대한 갈망과 무더위 속에서 견디지 못하는 한 남성을 그린 '스웨트 드림'을 선보인다.

채희석 감독은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저는 난독증도 있어서 잘 파악을 못했는데 상상을 하게 하는 글들이 많더라"며 "제가 좋아하는 밀란 쿤데라 작가처럼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서도 이미지를 상상하는 작업이 좋았는데 스테판 글이 그런 류의 글이라 너무 재밌게 작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 CG로 떡칠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게 될까 하면서 신나하면서 작업했고 기술적으로 탐험할 수 있었다"며 "그러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장면도 있었고 초보 같은 실수를 하는데 AI가 만들어주기도 하더라"고 설명했다.

틱톡 크리에이터 유온이 작업한 '검은 눈'은 도심 속 한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그들의 여정을 그렸다. 세로 포맷으로 작업한 그는 "가로로 찍으면 전체적 상황을 표현하기에 유리한 포맷이지만 세로로 찍으면 프레임에 꽉 차지 않나, 사람 사이의 감정선을 나타내는데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해서 세로 포맷으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업을 통해서 느낀 게 글에 영상보다 더 많은 정보가 담길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1mb(메가 바이트)도 안 되는 (문서) 파일에 비해 영상은 몇 GB(기가 바이트)를 사용하는 데 (글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담겨있구나 놀랐다, 스테판 원작을 읽을 때 깊고 놀라운 표현들이 많아서 그걸 어떻게 영상으로 살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특히 AI 기술에 대해 "아직 정제되지 않은 불쾌한 골짜기라고 느끼는 부분에서 공포감을 느끼는 게 추가되니까 이런 불쾌한 골짜기 효과를 십분 활용해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결정적인 효과를 위해 마지막 신에서 AI를 사용했다"라며 "다음 작품에서도 AI를 사용하되 우리 현실 안에 녹아드는 판타지물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한 최중욱·김예진·원창성 감독은 '서울도시전설' 작품 중 하나인 도심 속 영적 세상을 다룬 '귀신동'을 선보인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