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목표 지키려면 배출할 수 있는 탄소가 6년 치밖에 남지 않았다

강한들 기자 2023. 10. 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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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탄소 예산의 규모·불확실성 평가’ 연구
지금처럼 6년 동안 이산화탄소 계속 내보내면
기후변화 대응 ‘1차 방어선’ 달성 불가능해져
시봉(김시현)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가 지난달 12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사다리에 올라가 농성을 하는 방식의 직접행동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올해를 포함해 6년 치 밖에 남지 않았다는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처럼 6년 동안 이산화탄소를 계속 내보낸다면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1차 방어선’인 ‘1.5도’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호주 멜버른 대학교,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등에 소속된 공동 연구진은 지난 30일 이런 내용이 담긴 ‘남은 탄소 예산의 규모·불확실성 평가’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었다.

연구를 보면, 인류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 상승’으로 제한하려면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470억t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올해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 늘어 역대 최대인 약 400억t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올해를 포함해 6년 안에 ‘1.5도 목표’를달성하기 위한 ‘탄소 예산’이 소진된다. 목표를 지키려면 인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 2035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심지어 인류가 온실가스를 2470억t 이내로 배출하더라도, 1.5도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50%밖에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21년 낸 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는 2020년 기준 남은 탄소 예산이 4940억t으로 평가됐었다. 2년만에 재평가했는데, 절반이 줄어든 셈이다. 연구진은 IPCC의 탄소 예산을 2022년 말 기준으로 최신화했다. 2020년 이후 배출된 온실가스양을 반영하고, 미래 지구 온난화를 추정하는 모델을 최신으로 반영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2차 저지선인 ‘2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는 9400억t(달성 확률 66%) 밖에 남지 않았다. 2도 목표를 지킬 수 있는 확률을 90%까지 높이게 된다면, 탄소 예산은 5000억t까지 급감한다. 2도 목표를 66% 확률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2070년까지, 90%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이르러야 한다.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지난달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다음 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다. 올해 총회에서는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지,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마련 방식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 스미스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6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온난화를 1.6도, 1.7도로 제한할 수 있다면 2도 상승하는 것보다 훨씬 낫고, 우리는 0.1도마다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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