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용 AI 고급칩 수출 곧바로 멈춤…"새 통제 즉시 발효"

김하늬 기자 2023. 10. 3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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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반도체 칩 중국 수출 물량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가 한층 강화된 대중국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반도체 수출규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급 AI 반도체 칩 관련해서는 추가 납품처를 발굴하고 있다"며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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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반도체 칩 중국 수출 물량이 취소될 상황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한층 강화된 대중국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AP=뉴시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주 엔비디아에 서한으로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고급·저사양 반도체 대중 수출통제 조치도 즉시 발효됐다고 통보했다. 당장 수출을 중단하라는 의미다. 앞서 이달 17일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자국 기업들에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첨단반도체 칩뿐만 아니라 고급 AI 칩의 수출도 승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추가 중국 수출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스마트폰, 노트북, 게임기 등에 쓰이는 반도체 칩도 해당한다.

엔비디아는 AI 용 첨단 반도체인 A100과 H100의 중국 수출 길이 막히자, 성능은 떨어지나 수출규제에는 걸리지 않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A800·H800 반도체를 개발·생산해왔다. 추가 조치로 엔비디아는 중국용 모델마저 수출길이 즉각 막히게 됐다.

당초 엔비디아는 강화된 수출 조치가 11월 중순께부터 발효될 것으로 여기고 내년 주문 물량 일부는 일정을 앞당겨 수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엔비디아가 접수한 내년도 중국 기업의 반도체 주문 규모는 50억달러(6조7575억원)어치에 달한다. 주로 알리바바 그룹, 틱톡 소유주 바이트댄스 등 중국 최대 AI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배송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미 정부가 대중 반도체 포괄통제 조치가 즉시 발효됐다고 통보하면서 엔비디아는 이 수출물량을 포기하게 된 것. 엔비디아는 앞으로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지 않는 한 기존 중국 기업들의 주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추가 규제 발표 이후 엔비디아는 중국의 AI 칩 신규 주문은 중단했다"면서도 " 새 규칙의 '30일 유예 기간' 동안 미리 받아놓은 주문 물량은 서둘러 배송할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가할 전망이다. 정부가 신규 규제를 '즉시' 시행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반도체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급 AI 반도체 칩 관련해서는 추가 납품처를 발굴하고 있다"며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예측한 것보다 빠르고 강력한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로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초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 금지가 지속될 경우 미국 반도체 산업은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을 옥죄면서 중국의 AI 발전 속도도 더뎌질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우회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만큼 기회비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번스타인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2017년 출시한 저사양 AI 반도체 V100을 AI 개발에 사용할 경우 더 많은 반도체와 전력이 필요해 AI 시스템 훈련 비용만 30%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WSJ은 "반도체 수출통제로 중국의 AI 발전이 둔화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재고에 의존하거나 저사양 반도체를 더 많이 쓰는 등 제2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당초 표출된 기사의 제목("서둘러 보내려 했는데…" 엔비디아, 中 수출물량 전면 취소)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내년도 중국으로 보내질 계약 물량을 새 통제 조치 유예 기간을 감안해 조기에 보내려고 했지만, 해당 조치가 즉각 적용되면서 첨단 이하의 고급 AI칩 배송도 어려워졌다는 내용입니다. (오후 6시 3분)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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