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자도 코로나19 백신 꼭 맞아야"
기저질환 수 중증위험에 영향
유행변이 EG.5 타깃 백신 등장
독감백신 동시 접종 효과 높아
지난달 19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023~2024년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접종 시작 7일 차(19~25일)까지 누적된 접종자 수는 65세 이상 기준 105만6292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절기 추가접종 7일 차 대비 4배가 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과 유행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백신 접종률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실제 접종이 시작되자 많은 사람이 병원을 활발히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어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구성원(입원·입소·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신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 중에서도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순식간에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중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체 45%로,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7.6%)보다 입원율이 6배 높다.
또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 54만여 명을 대상으로 위중증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동반한 기저질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중증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CDC,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기저질환자에게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최근 질병청이 예방접종 우선 권고 대상자에서 기저질환자를 돌연 제외했기 때문이다. 65세 미만의 기저질환자는 이전과 같이 백신 접종을 해도 될지, 언제 맞을 수 있을지 등 문의가 쇄도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혼선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기저질환자가 어떤 타격을 입을지 불 보듯 뻔한데 질병청 발표는 마치 이들의 백신 접종이 불필요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오해 소지가 없도록 대상자 목록에 분명히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올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모두 유행할 것에 대비해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했다. 두 백신을 한 번에 맞으면 접종 유효성과 안전성을 둘 다 높일 수 있다는 해외 연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권고문을 통해 고위험군은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을 동시에 맞을 것을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변이는 'EG.5'다. 지난달 19일 기준 EG.5 검출률은 4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이 지난달 발표한 바에 따르면 모더나의 업데이트된 신규 코로나19 백신은 EG.5.1에서 10.7배 높은 중화항체 생성률을 보였다. 신규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국소·전신반응은 대부분 경미하고, 발생 빈도도 이전에 접종했던 백신보다 15% 이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소아 환자에게는 모더나의 최신 백신만 허용됐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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