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가 VVIP '블랙카드'를?…모닝을 페라리로 둔갑시키는 '커스텀 카드'

김정현 기자 한유주 기자 2023. 10. 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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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여)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전청조씨(27·여)가 초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인 '블랙카드'를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속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카드는 자산이나 소득뿐만 아니라 심사까지 거치기 때문에 전씨가 실제로 발급 받았을리는 없고, 해당 카드를 썼다면 이런 커스텀 카드를 이용했을 것"이라며 "커스텀 카드의 경우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사기 범죄에 사용한다면 속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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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디자인한 카드 플레이트에 IC칩 이식해 사용
'프리미엄 카드' 도안 도용 사례도…"사기 범죄 이용 우려"
전청조씨(가운데)가 제주도 모 카페에서 경호를 받고 있는 모습(김민석 강서구 의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한유주 기자 =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여)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전청조씨(27·여)가 초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인 '블랙카드'를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속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한 연예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그간 피해자들에게 명품을 선물하며 환심을 샀다. 이 때 전씨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센추리온', 소위 '블랙 카드'라 불리는 카드를 사용하며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 카드는 미국 기준 가입비만 1만달러(약 1351만원), 연회비만 5000달러(약 675만원)에 달하며, 수백억대 자산을 가진 부유층을 대상으로 아멕스 자체 심사를 거쳐 제한적으로 발급하는 VVIP용 프리미엄 카드다.

신용불량자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전씨가 어떻게 카드사가 엄격히 심사한 자산가들에게만 발급하는 카드를 쓰면서 투자자들을 속일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전씨가 '커스텀 카드'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카드 도안을 도용한 커스텀 카드 판매글(중고나라 갈무리) /뉴스1

◇'나만의 카드' 내세운 커스텀 카드…국내서도 주문제작해 오픈마켓·SNS서 판매

'커스텀 카드'는 사설업체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카드 플레이트에 기존에 발급받은 신용·체크카드의 IC칩과 마그네틱 데이터를 이식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에서 먼저 유행한 커스텀 카드는 현재 국내에도 몇몇 사설업체들이 오픈마켓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주문제작 형식으로 판매 중이다.

커스텀 카드는 카드의 소재나 디자인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나만의 카드'를 갖고 싶어하는 개인, 또는 회사 로고를 새긴 법인 카드를 원하는 일부 법인들의 수요가 있는 편이다..

커스텀 카드 업체가 '블랙 카드'와 유사한 디자인의 카드에 대해 주문제작 받는다고 홍보하는 글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블랙 카드' 등 기존 프리미엄 카드 디자인 도용도 빈번…범죄 우려

문제는 그동안 일부 업체들이 기존에 존재하는 프리미엄 카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의 '블랙 카드' 디자인까지 도용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커스텀 카드업체 관계자는 "현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디자인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리도 지난해까지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 주문 제작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SNS를 통해 주문제작을 받는 일부 업체 중에는 지금도 '블랙 카드'와 유사한 디자인의 커스텀 카드를 예시로 올려두고 판매하는 업체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원하는 디자인을 모두 반영할 수 있다'고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카드는 자산이나 소득뿐만 아니라 심사까지 거치기 때문에 전씨가 실제로 발급 받았을리는 없고, 해당 카드를 썼다면 이런 커스텀 카드를 이용했을 것"이라며 "커스텀 카드의 경우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사기 범죄에 사용한다면 속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도안을 이용한 커스텀 카드 구매후기(네이버 쇼핑 갈무리) /뉴스1

◇현행법상 카드 커스텀 규제·규정 없어…"사문서 위조 여부는 사안에 따라"

이처럼 사기 등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규제나 규정은 없다. 현행법상 디자인 도용을 제외한 카드 커스텀 자체는 불법은 아니다.

여신금융업법 제70조에서는 '신용카드 등을 위조하거나 변조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신용카드부정사용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타인의 카드를 위·변조해 부정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다. 자신의 카드의 소재나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커스텀에 대해 "사문서 위조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카드 번호나 IC칩, CVC 번호 변조없는 카드 디자인 변경에 대한 특별한 법적 규제는 없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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