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사이버보안, 우주항공산업 지속 가능한 발전 견인한다

2023. 10. 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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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성균관대 융합보안대학원 교수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우주 경제에서도 디지털 전환(DX)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0여년 전 넷스케이프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은 소프트웨어(SW)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선언했는 데, 미래엔 SW가 세상(지구)을 넘어 우주까지 집어삼키게 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디지털 기술이 효율 개선 등 혁신을 촉진해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고 있듯이 디지털 기술은 우주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할 것이다.

우주 산업 분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디지털 기술로는 우주상황인식(SSA), 우주교통관리(STM), 우주 내 서비스, 조립 및 제조(ISAM) 등을 들 수 있다. SSA는 지구 또는 궤도상 센서를 이용해 우주 물체 등 우주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며, STM은 SSA를 기반으로 위성 등 우주시스템이 충돌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통제하는 것이다. 점점 혼잡해지는 지구 궤도에서 효과적 SSA와 STM을 위해선 디지털트윈,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필수다.

ISAM은 궤도 상에서 위성 수리, 재급유 등 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으로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고 우주 쓰레기를 경감하는 등 미래 우주 경제 핵심 분야다. ISAM을 위해선 대상 우주선과 근접 작업이 필요하므로 AI, 로봇 등 기술이 기반이 돼야 한다. 이렇듯 디지털 우주는 인간과 지구, 번영을 위해 지속 가능한 우주 경제를 구현하는 핵심이다.

하지만, 우주의 DX가 진행될수록 우주 사이버위협도 증가한다. 개방화, 탈중앙화, 민간 협력 등을 특징으로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되는 우주산업 시대인 뉴 스페이스는 오픈소스 SW와 상용 부품(COTS)을 많이 사용하고, 서비스로서 우주(space as a service) 등 비즈니스모델 혁신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더 빠르고(agile) 유연한 우주산업을 가능하게 하지만, 사이버 공격 표면을 증대시켜 해킹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위성 해킹과 스타링크의 맹활약으로 인해 우주 사이버보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미국은 이보다 앞선 2020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주 정책지침(SPD)-5를 통해 우주 사이버보안에 대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또, 위성 등 우주 시스템이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필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해 우주를 17번째 기반 시설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수년째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해 우주 경제의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해 7월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 항공 분야 괄목할 만한 성장 속에서 우리나라도 우주 항공 분야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우주 항공 산업 분야의 융합보안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융합보안 모델기술 개발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우주 사이버보안의 산·학·연 교류협력 플랫폼으로서 우주사이버보안포럼(SCF)을 운영 중인데, 포럼엔 우주와 사이버보안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 필자도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중국 등 우주 항공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편이지만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뉴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대통령은 지난해 말 우주항공 산업 육성과 안보 실현을 주 내용으로 하는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은 우주항공 후발주자이지만 강점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면 다가오는 디지털 우주항공산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보안 내재화(security by design) 차원에서 튼튼한 우주 항공 사이버보안이 준비돼야 한다. 우주항공 사이버보안은 정보보호 산업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므로 정부 사업 등을 통해 정부와 업계가 협력, 시장을 창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선우 성균관대 융합보안대학원 교수 sunkim11@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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