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비 펑펑…충북도, 청남대 시설개선 '시급성' 논란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도 문화체육관광국이 올해 들어 예비비 21억여원을 청남대 시설 개선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도가 충북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 문체국은 올해 청남대 관광활성화를 위한 시설 개선 사업에 21억6600만원을 썼다.

시설현대화 사업에 5700만원을, 주차공간 조성과 생태탐방로 조성에 각각 11억900만원과 10억원을 투입했다.

예비비는 재난 등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 지출이나 초과 지출에 충당하기 위한 예산이다. 새만금 잼버리 대원 수용 등 예정에 없던 불가피한 지출에 쓰인다. 실제로 도 문체국은 외국 잼버리 대원들 이동과 숙박 등에 상당액의 예비비를 썼다.

청남대 시설개선사업비가 도의회의 예비비 지출 승인을 얻어 집행된 것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시급성'이라는 예비비 지출 조건을 충족하는지는 의문이다.

반면 10억원 대 청남대 물멍쉼터 조성 사업 등은 예산 편성 절차를 밟아 추진 중이다.

특히 주차공간 조성 사업은 환경단체의 '불법'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청남대가 육묘장을 철거하고 만든 이 주차공간은 공식 명칭은 잔디광장이다.

그러나 사실상 주차장으로 쓰이면서 환경단체는 "인허가 기관을 농락한 것"이라면서 "거짓 계획으로 조성한 주차장을 원상복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주차장을 확충한다고 (도의회에)보고해 지출을 승인했는데, 인허가 관청에는 잔디광장으로 서류를 냈더라"면서 "도민이 원하는 다른 주요 사업 예산은 편성조차 안 해 주면서 청남대에는 예비비까지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내륙 호수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거점이다. 그는 지난달 청남대 앞 대청호 내 무인도 큰섬(70만여㎡)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2021년 29만4500명이었던 청남대 입장객은 지난해 50만명으로 늘었다. 올해 9월말 기준 43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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