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관광객, 포르투갈 식당서 석류를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테러 경보령 ‘발칵’

이현욱 기자 2023. 10. 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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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 여행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 식당에서 석류 주스를 시키려다가 번역앱이 석류를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해, 테러 경보가 발령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1일 포르투갈 매체 코레이오 다 마냐에 따르면 지난 27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방문 중이던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한 남성 관광객(36)은 목을 축이기 위해 도심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포르투갈 경찰에 따르면 이 아제르바이잔 남성은 주문 당시 번역앱에 러시아어로 '석류'를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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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을 찾은 아제르바이잔 관광객이 리스본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무장한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여 엎드리고 있다. 코레이오 다 마냐 캡처

포르투갈에서 여행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 식당에서 석류 주스를 시키려다가 번역앱이 석류를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해, 테러 경보가 발령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1일 포르투갈 매체 코레이오 다 마냐에 따르면 지난 27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방문 중이던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한 남성 관광객(36)은 목을 축이기 위해 도심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포르투갈어를 할 줄 모르던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번역앱에 ‘석류 주스’라고 입력한 후, 레스토랑 직원에게 보여줬다.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단어가 수류탄인 것을 확인한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직후 이 지역엔 테러 경보령이 떨어진 동시에, 무장한 경찰관 5명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남성에게 엎드리라고 명령했다. 남성은 수갑을 찬 채 강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남성이 머물던 호텔방도 압수수색했다.

남성은 수류탄은 물론 어떠한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포르투갈 경찰에 따르면 이 아제르바이잔 남성은 주문 당시 번역앱에 러시아어로 ‘석류’를 입력했다.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옛 소련권에 속해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비율이 높다. 석류(Гранат)와 수류탄(Граната)은 러시아어로 동의어다. 즉 포르투갈어로 석류가 아닌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된 것이다.

러시아에서 석류와 수류탄이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수류탄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현대 수류탄은 파인애플 모양과 흡사하지만, 수류탄이 전쟁터에서 본격적으로 쓰이던 17세기 초반 당시 수류탄은 석류 열매처럼 둥근 항아리에 폭약과 철 파편이 들어있어 석류 모양에 가까웠다. 또한 영어로도 수류탄이 그리네이드(grenade)인데, 이 어원도 석류를 뜻하는 포미그래니트(pomegranate)에서 비롯됐다.

이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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