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페이퍼컴퍼니 세워 회삿돈 50억 원 빼돌린 사주 징역 6년

홍콩에 유령회사를 세워 회삿돈 수십억 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조업체 사주가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오늘(3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제조기업 전 부사장 정 모 씨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49억 2천여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 기업 소유주의 아들인 정 씨는 2009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원목 등 합판 재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들이 무역을 중계하는 것으로 위장한 혐의를 받습니다.

정 씨는 페이퍼컴퍼니에 무역 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위장해 약 6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해외 부동산 및 가상화폐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거래 수수료 차이를 고려해 범죄액을 총 49억 2천476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정 씨는 또, 2020년 4월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소속 직원에게 관련 이메일과 서류 파일 등을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10년 이상 수입 가격을 부풀려 433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려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회사의 부실을 초래하고 직원과 주주들에게 실질적 손실을 가한 것으로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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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