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외국인 사업가, '문 닫을 뻔한' 이주민 센터에 1천만원 기부
십수년간 국내 거주 외국인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며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문을 닫을 뻔한 부천의 경기글로벌센터가 생각지 못한 도움을 받아 다시 한번 활발한 활동에 나서게 됐다.
주인공은 20내 외국인 청년 기업가인 자하씨(25).
타지키스탄 국적의 자하씨는 2016년 타지키스탄 국가장학생과 대한민국 정부 외국인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돼 부산 동서대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2017년 성균관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뷰티 관련 의료기기 산업에 뛰어든 그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내·외국인 임직원이 40여명에 이르는 큰 회사로 성장시켰고 지난해에는 392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자하씨가 사업 중 어려움에 부딪혔고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의 소개로 송인선 경기글로벌센터 대표를 만나 상담을 받았다. 덕분에 자신의 고민도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다 연말께 센터 문을 닫는다는 송 대표의 얘기에 자하씨는 당황했다. 이런 센터가 오래 운영돼야 앞으로 한국을 찾을 많은 이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하씨는 “이런 곳은 문을 닫으면 안 된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고 1천만원을 쾌척했다. 그럼에도 적은 액수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하씨는 “외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인데 문을 닫으면 절대 안된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테니 한국 사회 적응에 필요한 정보를 (이주민들에게) 꾸준히 제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하씨의 예상치 못한 기부 결정으로 경기글로벌센터는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문을 닫기로 했던 송 대표도 자하씨의 성의에 감동 받아 동기 부여가 됐고 다시 운영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2008년부터 운영한 경기글로벌센터는 송 대표의 강연 활동 등 개인 수입으로 근근이 운영을 이어왔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그렇게 문을 닫으려고 하던 시기에 자하씨로부터 큰 금액을 기부받게 된 것이다.
송 대표는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이 앞장서 비영리단체 운영의 고통을 이해하고 큰 금액을 기부해 감격했다”며 “앞으로 이민자들의 돌봄을 위해 노력하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힘을 쏟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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