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파죽의 4연승 이끈 로슨, 이번 시즌 최고 용병 되나
프로농구 원주 DB의 디드릭 로슨이 팀의 개막 후 4연승을 이끌며 이번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득점력은 물론 팀플레이도 뛰어난 로슨은 DB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로슨은 지난 30일 수원 KT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35점, 8리바운드, 4도움으로 훨훨 날았다. 로슨의 활약을 앞세워 DB는 KT를 91-84로 제압하며 개막 후 4연승을 질주했다.
DB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앞서 개막 경기인 고양 소노전부터 창원 LG, 강력한 우승 후보 부산 KCC, 이번 시즌 전력 보강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KT까지 연파했다. 원정 이 3경기나 있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4연승을 내달렸다.
이번 시즌 고양 캐롯(고양 소노의 전신)에서 DB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로슨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로슨은 평균 득점 3위(31.3점), 출전 시 팀 득점 마진 5위(6.0점), 리바운드 6위(8.5개), 어시스트 6위(5.0개), 블록슛 6위(1.0개)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KBL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자밀 워니(SK) 못지않은 해결사 본능이 눈에 띈다. 로슨은 KT전에서도 1쿼터 버저비터 3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경기 막판 한 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자유투와 미드레인지 점퍼, 3점까지 득점 형태도 다양했다.
로슨은 팀의 다른 외국인 선수 개리슨 브룩스가 무릎 부상으로 나간 자리까지 메웠다. 체력적 부담이 클 법하지만, 지난 시즌 캐롯에서 힘든 일정을 소화한 경험 덕분인지 안정적인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로슨은 캐롯의 간판 슈터 전성현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선 평균 25.4득점, 13.6리바운드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가 좋은 KT를 상대로도 팀플레이에 능한 모습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주성 DB 감독은 경기 후 “자기 득점은 물론 동료에게 들어가는 엔트리 패스 등으로 막혀 있는 걸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칭찬했다. 이어 “인성도 좋아 팀 내 신뢰도가 높다. 국내 선수들이 로슨에게 많이 배워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슨의 팀 공헌도가 얼마나 높은지는 난 자리를 보면 안다. 로슨은 지난 시즌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두 달 치 급여를 받지 못했고, 팀 매각까지 시간이 걸리자 DB로 팀을 옮겼다. 로슨 없이 4경기를 치른 소노는 리그 전체 팀 도움 8위(15.5개) 리바운드 10위(31개)로 고전하면서 KT와 함께 가장 아래 순위인 9위에 머물러 있다. 앞서 김승기 소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로슨과 하는 농구에 익숙해져 있다. 예전처럼 패스가 오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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