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반도체의 시간"…삼성전자, HBM공급 2.5배↑'물량공세'

이재윤 기자, 한지연 기자, 오진영 기자 2023. 10. 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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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삼성전자 올해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 매출 67조·영업이익 2.4조원

'다시 반도체의 시간이 온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반도체 업황 회복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급증하는 AI(인공지능)와 전장(차량용 전자장비) 수요에 힘입어 오는 4분기부터 눈에 띄는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가오는 반도체 시장 회복에 맞춰 삼성전자는 47조원 넘게 투자한다. 올해 전체 투자규모는 53조원으로 연간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7조404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2%, 영업이익은 2조4336억원으로 같은 기간 77.6%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2.3%, 영업이익은 264.1% 증가해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다. 갤럭시Z플립 등 스마트폰 신제품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부문(DS) 적자가 크게 나아지면서 내년에는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커졌다. DS부문 매출액은 16조4400억원, 영업손실은 3조7500억원이다. 올해 1분기 14년만에 처음 DS부문 분기 적자를 기록하 이래 3분기 연속 적자다. 올해 누적 적자는 12조원을 넘겼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줄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DS부문 적자 폭이 전분기 대비 6000억원 가량 줄었다.


삼성전자는 HBM으로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HBM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물량 공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내년 HBM 공급 물량을 업계 최고 수준인 올해 대비 2.5배 물량 확대할 예정"이라며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제품인 4세대 HBM3 공급을 4분기부터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 내 24GB(기가비트) 8단 5세대 HBM3E 제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과 고성능 제품에 필수 기술인 2.5D(차원) 반도체 패키징(포장) 공정 증설 계획도 언급됐다. 김 부사장은 "AI수요 급증에 대비해 추가로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증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만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존 D램과 낸드 플래시(이하 낸드) 감산은 여전히 유지될 방침이다. 지난 5월 메모리 반도체 공급 피크(정점) 이후 줄어들고 있지만, HBM 등 고성능 제품으로 수요가 옮겨갔기 때문이다. 특히 낸드가 골칫거리다. 김 부사장은 "D램 대비 낸드 생산 조정 폭은 당분간 더 크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낸드 사업성 개선을 위해 공정 전환과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에 주력하고 있다.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중국 시안공장은 V7·8로 전환하고, V9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적용으로 공정 개선에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에칭(식각)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더블 스택만으로 300단 수준의 낸드 동작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3분기에 11조 4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고, 이 중 반도체가 10조 2000억원, 디스플레이에 7000억원이 쓰였다. 올해 전체 투자액은 반도체가 47조 5000억원, 디스플레이가 3조 1000억원 정도다. 주요 투자 항목은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경기 평택캠퍼스 3기 마감·4기 골조 투자와 HBM 생산관련 신기술 분야다.

반도체 수요는 전방산업인 IT(정보기술) 시장 회복과 맞물려 4분기부터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서버와 스마트폰·태블릿 신제품을 비롯해 전장 등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섣불리 예상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가격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질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과 VD(비쥬얼디스플레이) 사업부문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가전·VD(비쥬얼디스플레이)사업부문 영업이익은 3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 늘었다. 매출액은 13조7100억원으로 이 기간 7% 줄었다. 초대형 TV 시장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기대다.

삼성디스플레이(SDC)와 전장업체 하만는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하만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4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뛰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간 매출 8조 2200억원, 영업이익 1조 9400억원을 기록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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