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공룡 멸종은 소행성 충돌로 나온 미세 먼지때문… 15년 동안 햇빛 차단해

홍아름 기자 2023. 10. 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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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6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것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후 생긴 미세 먼지가 햇빛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규산염 성분의 미세 먼지는 소행성 충돌 후 발생해 지구상의 모든 광합성을 최소 1년, 최대 2년 동안 방해했을 수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식물이 사라져 일부 공룡을 포함한 대부분의 초식 동물이 멸종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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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연구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연구 발표
2018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 폴른 킹덤'의 한 장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원숭이보다 대뇌 피질의 신경세포가 더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과학계에 논란이 일었다./유니버셜 스튜디오

약 66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것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후 생긴 미세 먼지가 햇빛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셈 버크 세넬 벨기에 왕립 천문대 지구과학팀 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 이후의 기후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약 6600만년 전 소행성이 멕시코 바로 앞바다에 충돌해 공룡이 멸종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지질시대 5번째 대멸종으로 백악기와 팔레오기 사이에 일어난 ‘K-Pg 멸종’이라 부르는 사건이다. 당시 멕시코의 칙술루브 분화구를 형성한 충돌로 날지 못하는 비조류 공룡과 지구상의 생명체 4분의 3이 멸종됐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줬을지는 예측이 분분했다. 소행성 충돌 후 암석이 기화하며 나오는 황 입자나 충돌로 인한 산불과 그을음이 공룡 멸종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이를 살피기 위해 2017년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연구진은 칙술루브 분화구에서 약 3000km 떨어진 미국 노스다코타 지역에서 소행성 충돌 흔적이 남은 화석을 찾았다. 해당 화석에는 소행성 충돌 시 발생한 황 입자와 그을음, 규산염 등의 잔해물이 분홍빛 갈색 층으로 남아있었다. 이 부분을 세넬 연구원 연구진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시료의 대부분이 0.8~8.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로 크기의 미세한 규산염 먼지 입자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황 입자나 그을음은 물론 규산염 성분의 미세 먼지도 충돌 직후 기후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결과, 소행성 충돌 후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 단위의 미세한 규산염 먼지가 15년 동안 대기 중에 머무르며 온도를 최대 15도까지 떨어뜨렸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 먼지는 식물이나 플랑크톤의 광합성에 필요한 빛을 황 입자보다 더 차단했다.

연구진은 “규산염 성분의 미세 먼지는 소행성 충돌 후 발생해 지구상의 모든 광합성을 최소 1년, 최대 2년 동안 방해했을 수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식물이 사라져 일부 공룡을 포함한 대부분의 초식 동물이 멸종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행성 충돌 이후 식물이 충분한 햇빛을 받아 정상적으로 영양분을 만들기까지는 약 4년이 걸렸을 것이라 내다봤다.

1980년 부자 사이인 루이스 알바레즈와 월터 알바레즈가 소행성 충돌로 생긴 먼지가 공룡 멸종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얀 스미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고생물학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소행성 충돌 이후 지구 냉각이 일어났다는 예측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광합성이 수년 동안 중단됐다면 일부 식물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도 이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화석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 분석해야 한다”며 “운석 충돌의 영향이 지역마다 다른지도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Geoscience(2023), DOI: https://doi.org/10.1038/s41561-023-0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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