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식해서 경찰" 체포된 20대 막말…못 참고 뺨 날린 경찰 감찰

이지혜 디자인기자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는 피의자를 폭행한 경찰관에 대해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다. 해당 경찰관은 직위해제와 대기발령 조치될 예정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내 지구대에 근무하는 A경위(남)의 독직폭행 혐의점을 발견해 감찰에 착수한다고 31일 밝혔다. 독직폭행이란 공무원이 지위나 직무를 남용해 폭행을 저지르는 범죄를 뜻한다. 경위 이하 계급 경찰관의 경우 감찰은 소속 경찰서가 담당한다. 관악경찰서는 A경위를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할 예정이다.

A경위는 지난 15일 새벽 1시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있던 20대 B씨를 수차례 폭행한 의혹을 받는다.

B씨는 같은 날 0시55분쯤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 기사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1명의 얼굴을 자신의 머리로 2회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A경위는 B씨에게 폭행당한 경찰관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B씨는 체포 이후 지구대 경찰관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내보이거나 "무식해서 경찰 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B씨의 폭언을 듣던 A경위는 자신의 책상에 있던 차가운 커피를 얼음과 함께 B씨에게 뿌리고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다른 경찰관이 말렸는데도 A경위는 이를 뿌리치고 다시 B씨의 뺨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게 맞아 다쳤다"며 같은날 새벽 1시57분쯤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이 조사한 결과 B씨의 안면부에서 경미한 부상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부상이 경찰관에게 맞아 생긴 것인지 앞서 난동을 부리고 체포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B씨는 A 경위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할지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고소 여부와 관계없이 감찰 결과 독직폭행 혐의가 발견되면 직무 고발을 통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