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박은경 2023. 10. 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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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손대는 숙원사업마다 물거품이다.

강 회장도 지난 2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때 "(HMM)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당연히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매각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HMM·아시아나항공·KDB생명 등 매각을 위한 뚜렷한 전략이나 구체적 기준 없이 정치에 휩쓸리는 모습이 많다"며 "결국 강 회장의 책임론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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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첩첩산중
KDB생명 이어 HMM 매각 불투명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진퇴양난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손대는 숙원사업마다 물거품이다. KDB생명 매각 불발에 이어 HMM 매각도 불투명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합병도 빨간불이 켜졌다. 구조조정 해결사로 불렸던 산업은행의 명성에도 금이 갔다.

31일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EU 경쟁 당국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해 검토했으나 표결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모레(11월 2일) 이사회를 재개할 예정이나, 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대한항공이 제출할 시정조치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이 담겼다. 앞서 EU 경쟁 당국은 "양사 합병으로 유럽 화물·여객 노선에서 대한항공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이날까지 시정 조치안을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외이사 1명이 사퇴하면서 가결이 무난해 보였으나, 여전히 반발이 많이 이사회에서 결정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강석훈 회장의 체면도 구겼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였다. 강 회장은 지난 2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매각이) 부결되면 전체 거래(합병)가 무산될 확률이 커진다"며 "(가결하는 방향이) 상대적으로 배임 이슈가 작다"며 압박했다.

강 회장의 의지로 추진한 사항이 번번이 틀어지는 분위기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은)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지만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번 본입찰에선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경영권과 관련해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매각을 철회했다.

HMM 매각도 험난하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HMM 경영권 매각 공고 이후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입찰 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들 인수 후보의 현금 동원력과 자산 규모가 작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 강 회장도 지난 2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때 "(HMM)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당연히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매각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부산 이전을 둘러싼 사내 갈등도 숙제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여전히 부산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며 강 회장에 맞서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가 총선이 다가오면서 산업은행에 지역 표심을 의식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산업은행에선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남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HMM·아시아나항공·KDB생명 등 매각을 위한 뚜렷한 전략이나 구체적 기준 없이 정치에 휩쓸리는 모습이 많다"며 "결국 강 회장의 책임론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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