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 한달만에 다시 위축…10월 PMI 49.5로 예상 밑돌아

이종섭 기자 2023. 10. 3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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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월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6개월만에 어렵게 확장 국면에 진입한 중국 제조업 경기가 다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경기 지수도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중국의 경제 회복 상황을 보여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달(50.2)보다 0.7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시장 예상치(50.2)를 밑도는 것이다. PMI는 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경기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고 그 아래면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본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50 아래에 머물다 지난 9월에 처음 50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10월에도 제조업 PMI가 확장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 예측을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10월 초 8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맞아 공장 생산 활동이 중단·둔화됐던 것이 PMI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한 예상치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서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랄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일부 감소는 계절성이겠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실망스럽다”며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취약하며 (국경절) 연휴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회복세가 끝났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의 동향을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도 전달보다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10월 비제조업 PMI는 전달보다 1.1포인트 낮아진 50.6이다. 비제조업 PMI 역시 지난 58.2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하다 9월에는 전달보다 0.7포인 높아진 51.7로 반등했다. 비제조업 PMI는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기는 하지만 반등세가 꺾였고, 전달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 시장 예상치(52.0)도 빗나갔다.

중국 경제는 올해 초 리오프닝 이후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을 보이며 지난 7월 주요 경제 지표가 바닥을 찍은 후 8월부터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번 달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4.9%로 시장 전망을 뛰어넘으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4분기 들어 처음 발표된 경기 지표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4.4%만 넘으면 중국 정부가 설정한 5% 안팎의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은 가능하지만, 여전히 경제 회복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올해 GDP 대비 3%로 설정했던 국가 재정 적자 규모를 3.8%로 확대하고 4분기에 1조위안(약 184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하는 등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연초에 설정한 재정 적자 규모를 조정·확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치 못한 제조업 PMI 하락은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고 경제 회복의 길이 여전히 험난함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정부가 지속적인 경제 회복을 위해 내년에는 재정 적자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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