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끓이면 괜찮다고 하다가 증기에 중독될수도”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10. 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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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잘못된 상식 바로잡기 나서
독버섯의 일종인 삿갓외대버섯. <연합뉴스>
‘먹어도 되는 버섯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갈 때에는 조금만 먹어보고 괜찮으면 먹어도 괜찮다.’

얼핏 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이같은 구분법은 사실 굉장히 위험한 독버섯 구분법이다. 소방청은 31일 각종 잘못된 안전 상식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야생버섯에 대한 ‘잘못된 안전상식 바로잡기’에 나섰다.

소방청은 ‘소량을 섭취하고 기다렸다가 괜찮으면 안전하다’, ‘동물이 먹은 버섯은 안전하다’ 등을 야생버섯에 대한 잘못된 안전상식으로 꼽았다. 소방청은 “위험한 독버섯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버섯도 다람쥐나 토끼에게는 안전할 수 있다”며 “열을 가해 요리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버섯은 독을 제거할 방법이 없고, 오히려 요리에서 나오는 증기로 중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반 버섯도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버섯 당 효소를 파괴하기 위해 충분히 익혀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야생 버섯 섭취에 대한 주의사항도 설명했다. 소방청은 “증상은 몇 시간 후에 나타날 수 있고, 서서히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오래된 말린 버섯은 변질 세균으로 오염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린아이의 경우 처음 버섯을 먹을 때 알레르기에 주의해야 하고, 어른은 특정 버섯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독버섯이나 야생버섯 섭취로 인한 주요 증상으로는 오심·구토, 어지러움, 복통, 설사, 전신쇠약, 식은땀, 두통 등이 있다. 심한 경우 섬망이나 혀 마비 등의 증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야생버섯 섭취로 인한 구급 출동 건수는 102건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과 부산은 각각 11건을 기록했다.

야생버섯 섭취와 관련해 증상이 나타난 시간은 섭취 후 2~3시간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1~2시간이 15건으로 뒤를 이었고 3~4시간도 10건에 달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말린 버섯을 차로 우려먹었을 경우 24시간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소방청이 잘못된 안전상식 바로잡기에 나선 것은 최근 ‘독사에 물렸을 때 대처 방법’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영석 소방청 생활안전과장은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홍보를 통해 잘못된 안전상식을 바로잡는 적극 행정을 펼치겠다”며 “소방청 누리집에 보다 상세한 통계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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