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봉’ 출하 전 품질 검사로 이미지 ‘업’

당산도 측정하는 품질검사제 실시
한때 맛없는 한라봉으로 소비자 외면

제주 한라봉.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한라봉과 천혜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출하 전 당도와 산도를 측정하는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제주도는 다음달 13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출하되는 한라봉과 천혜향의 품질을 측정하는 ‘만감류 출하 전 품질 검사제’를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만감류는 감귤과 오렌지의 교잡종으로, 수확시기가 노지감귤에 비해 늦다.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이 만감류에 속한다.

농가에서는 이 기간 한라봉과 천혜향을 출하하기 전 당도와 산 함량 등을 측정해 상품 기준 이상만 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기준은 당도 11.5브릭스 이상, 산함량 1.1% 이하다. 품질에 맞지 않는 한라봉과 천혜향을 출하했다가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라봉과 천혜향은 제주 만감류 생산량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일반적으로 각각 1~2월, 2~3월에 수확하는데, 문제는 이보다 일찍 출하하는 경우다. 신맛이 강하거나 맛없는 감귤이 시장에 판매돼 ‘한라봉은 맛없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라봉은 수년전 조기출하에 따른 이미지 하락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 때문에 2019년 농업인단체에서 한라봉이 다 익기 전 출하하는 경우 품질검사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제주도에 요청하기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만감귤의 경우 품질 기준이 없어 맛없는 한라봉 등이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한때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19년부터 만감류 중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한라봉과 천혜향에 대한 품질검사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품질검사는 농가에서 행정시 농정과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품질검사를 신청하면 농감협 유통센터 또는 인근 농업기술센터에서 감귤의 당도와 산도를 측정한다.

문경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 만감류의 경쟁력 확보와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