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포땅 샀냐" 뜬금포 `김포의 서울 편입안` 반응보니…

이미연 2023. 10. 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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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김포 인구 85%, 서울로 출퇴근…여론 수렴 등 공론화 박차"
민심 "이러다 경기·인천 죄다 서울 편입시켜달라하겠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지난 30일 기습적으로 국민의힘이 수도권 총선 전략으로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 김포를 서울시로의 편입 추진이 거론된데 이어, 31일에는 경기 구리와 광명, 하남시 등 행정구역상 서울에 인접하고 생활권이 같은 인구 50만명 이내 중소 기초단체를 포함시킨다는 안까지 등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김포의 서울 편입 관련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을 시사했다. 당 정책위 차원에서는 이미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담은 행정구역 개편 특별법을 준비 중이고 다음달 중에는 서울 편입 정당성을 다루는 토론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뜬금없이 수도권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른 '김포의 서울 편입안'은 국민의당 소속인 김병수 김포시장과 박진호·홍철호 김포갑·을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지도부에 건의한 사안이긴 하다.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절차를 본격화하자, 김포시가 "경기도가 남·북도로 나뉠 경우 경기 북부가 아닌 서울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당시에는 거의 이슈화되지 못했다.

"김포 인구 85%가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김포시는 다음 달 서울 편입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김포 주민들은 "김포소재 대학교 진학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 나오게 되는 거냐"며 서울 편입 주장을 대체로 반기고 있으나 현실성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경기도·김포시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를 통과해야 하고, 국회에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법률도 제정하는 등 절차들이 많아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정부가 서울 확장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부분도 서울 편입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이 안에 대해 여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서 경기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대거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힌 터라 '표심 겨냥으로 나온 승부수'라는 부분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 힘이 꺼낸 '김포의 서울편입안'에 대해 "굉장히 뜬금없다"며 "이런 행정구역 개편은 굉장히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부동산커뮤니티 등에서는 "누가 김포에 땅을 산 것이 아닌지 조사해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노선(원안)보다 경제성이 더 우수하다며 서울~양평고속도로 대안으로 갑작스레 등장한 강상면 종점안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지적이 연상되는 지적이다.

게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 주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나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방안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포에 쓰레기 소각장 및 매립지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아직 건설폐기물처리장(건폐장) 문제도 종결되지 못한 마당에 '서울시 김포구' 시도는 어불성설이라는 평가도 눈에 띈다. 김포시는 최근 5호선 김포연장과 관련 서울시와 건폐장 이전을 합의했지만, 인천시와의 노선안 합의 문제가 남았고 아직 이전 부지 위치 검토도 시작하지 않아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

여기에 여당이 '수도권 총선 전략'으로 꺼냈다는 점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이 김포를 선두로 서울 편입에 구리와 광명, 하남까지 편입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들 지역이 만약 서울 편입에 성공한다면 이후 수도권으로 남게될 경기 나머지 지역과 인천의 표심은 되려 흩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벌써 "천안과 아산도 서울 생활권이고, 대전은 KTX로 한시간도 안걸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을 한강과 서해를 포괄하는 '메가시티'로 발전시켜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는 "이참에 대한민국이 아니라 서울민국으로 바꾸라"는 비판까지 터져나오는 터라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 및 여론의 충분한 합의가 전혀 깔려있지 않은 섣부른 '표심 공약'에 되려 민심이 흩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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