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봉화 광산 매몰사고 낸 업체 관계자 5명 송치

경북 봉화군 광산붕괴사고 현장에서 지난해 11월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광산붕괴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경찰청은 봉화 광산 매몰사고를 낸 광산업체 대표 A씨(59) 등 원·하청 관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사고 발생 1년여만이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26일 경북 봉화군 한 광산 수직갱도에서 붕괴 사고로 광부 7명을 매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5명은 스스로 탈출하거나 광산업체에 의해 발견됐다. 2명은 지하 190m에 221시간 동안 갇혀 있다 구조당국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두 광부는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A씨 등은 같은 해 8월 29일에도 같은 갱도에서 또 다른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를 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이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등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보고 불구속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소도 지난 5월 A씨 등을 광산안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들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한 아연채굴 광산의 제1 수직갱도 지하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 들어온 토사가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토사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갱도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 측은 밤샘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실패한 뒤 14시간이 지나서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고립된 광부 2명은 커피믹스와 지하수 등을 마시며 221시간을 버텨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