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소시민 신혜선('용감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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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거 말고 속 시원한 사이다 핵주먹 한 방이 절실하다면, <용감한 시민> 은 그 갈증을 한 방에 풀어주지 않을까. 용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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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복잡한 거 말고 속 시원한 사이다 핵주먹 한 방이 절실하다면, <용감한 시민>은 그 갈증을 한 방에 풀어주지 않을까. 영화 <용감한 시민>은 그 단순하지만 확실한 한 방이 있는 액션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저 마동석의 <범죄도시>와 결을 같이 하는 작품이다. 분명한 선악구도가 있고, 관객이 원하는 명쾌한 권선징악이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채워진 작품이니 말이다.
일단 먼저 눈에 띠는 건 복싱 유망주에서 먹고 살기 위해 기간제 교사가 된 소시민 역할의 신혜선이 보여주는 액션이다. 언제부터 이런 액션 본능을 숨기고 있었는지, 신혜선은 도파민을 자극하는 시원한 액션 연기에 진심을 담았다. 개념 없는 치한을 향해 발을 거의 180도 이상 치켜 올린 후, 상대의 얼굴를 향해 내리꽂는 장면은 관객들의 가슴까지 뻥 뚫어주는 시원함을 전해준다.
또 링 위에서 끝내 마주하게 되는 최강 빌런 한수강(이준영)과의 일전에서 신혜선의 표정연기 또한 액션을 쫄깃하게 만든다.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채 싸우다 결국 치렁치렁한 머리가 드러나며 상대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끝내 가면을 벗어던진 소시민이 한수강을 노려보며 머리를 묶는 모습이 그렇다. 영화 <타겟>에서의 겁에 질린 피해자나,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의 사랑스럽고 따뜻한 인물과는 너무나 다른 강렬한 전사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모습이 그 장면에는 묻어난다.
비교적 단순한 선악구도와 권선징악을 바라는 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용감한 시민>에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던 현실적 사안들이 밑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그 하나는 학교폭력이고, 다른 하나는 떨어진 교권의 현실이다. 이준영이 거의 씹어 먹다시피 한 최강 빌런 한수강은 사실상 학교에서 무서운 존재가 하나도 없는 악당이다. 심지어 선생님에게도 성희롱을 하고, 교장 앞에서도 반말에 욕설을 내뱉는 그런 인물.
그래서 한수강은 매번 타깃을 정해놓고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그를 따르는 무리들 또한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만드는 통제불능의 이 인물은 그래서 다소 과장된 면은 있지만 학교 폭력의 모든 악행들을 하나로 응축시켜 놓은 듯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인물이 막강한 집안 배경을 믿고 선생님들조차 마음대로 휘두르는 광경은 최근 교권이 땅에 떨어져 연달아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우리네 학교의 현실을 영화 속으로 끄집어낸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주인공의 이름을 '소시민'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자, 중간 중간 등장하는 대사들이 중의적으로 들린다. 불의는 못 본 척해야 하고 성질은 없는 척 해야 하며 주먹은 약한 척 하고 그저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조용히 살려고만 하는 이 인물은 그 이름 그대로 그것이 마치 '소시민'의 삶이라 강요되는 현실을 그려낸다.
그래서 참다 참다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소시민이 "선은 니가 먼저 넘었다"며 한수강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는 모습은 마치 '소시민의 반격' 같은 뉘앙스로 다가온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한 방의 시원함과 그걸 너무나 실감나게 표현해낸 신혜선의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물론 타격감을 극대화해준 상대 악역 역할을 한 이준영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용감한 시민>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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