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세질수록 환호’…초·중등생 20여명, 女학생 2명 집단폭행

여자 초·중등생 2명, 천안서 집단폭행 당해
범행 장면 촬영도…가해 학생 대부분 ‘촉법소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31일 경찰에 따르면, 천안 동남경찰서는 최근 천안에서 벌어진 집단 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초·중등 학생 약 20명을 공동폭행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사진은 현장에서 촬영된 범행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천안에서 초·중등학생 20여 명에 의한 여학생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천안 동남경찰서는 최근 천안에서 벌어진 집단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초·중등학생 약 20명을 공동폭행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대부분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인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4시쯤 천안 동남구 성황동의 한 공사장에서 아산 지역 중학교 1학년인 A양과 천안 지역 초등학교 5학년 B양을 약 30분 동안 집단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을 방조하거나 폭행을 부추기는 등 소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들도 다수 포함됐다.

집단폭행 장면은 영상으로 남겨졌다. 주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또래 학생들 중 일부가 폭행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일어나려는 피해자를 바닥에 쓰러 뜨리거나 발로 걷어차는 장면 등이 담겼다. 폭행 장면을 지켜보던 학생 중 일부는 폭력의 강도가 더해갈수록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너도 때려"라며 범행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피해 학생은 일부 가해자와 안면이 있는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 중 한 명은 "A양이 나에 대해 뒷담화를 해 화가 나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거짓말로 A양을 천안으로 유인, A양과 함께 나온 B양까지 집단폭행했다는 진술이다. 피해자인 A양과 B양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영상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가해 학생 개개인의 집단폭행 가담 정도 또한 판별할 예정이다. 다만 가해자 대부분이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만큼 경찰 수사가 끝나는대로 소년부로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