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등장에 "여기 보고 가!"… 빛바랜 여야 '신사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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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4일 '신사협정'을 맺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원내대표 간 신사협정에 따라) 회의장에서는 고성과 야유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회의장 밖에서 '침묵 피켓시위'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국회 상임위위원장들과 간담회와 오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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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도착 전부터 침묵 항의 시위 벌여
다만 본회의장에선 고성·아유 사라져
여야는 24일 '신사협정'을 맺었다. 국회 회의장 안에서 피켓시위나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일주일이 지난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신사협정의 시험대였다. 결과적으로 본회의장 안에서는 협정이 지켜졌지만, 회의장 밖에서는 침묵시위가 벌어지며 신사협정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 도착하기 20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손에 피켓을 들고 로텐더홀 앞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피켓에는 '국민을 두려워하라', '민생이 우선이다' 등 글귀가 적혔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들어와 사전환담장으로 이동할 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원내대표 간 신사협정에 따라) 회의장에서는 고성과 야유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회의장 밖에서 '침묵 피켓시위'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묵은 깨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본청 입구에서 피켓시위 중인 민주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자, 분노를 참지 못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똑바로 쳐다보고 가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어 윤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마중 나온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눴고, 함께 사전환담 자리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10여 명의 경호원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자 "가리지 마세요"라고 소리쳤고, 윤 대통령을 향해선 피켓에 적힌 글귀를 보라는 듯 "여기 한번 보고 가세요" "보고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의원이 고성을 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침묵시위' 약속은 무산됐다.
윤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입구 쪽에 자리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악수를 나눴고, 이어 이재명 대표·조정식 사무총장 등과 인사했다. 연단까지 가는 통로에 위치한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건넸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정면을 응시하면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회 의장단 다음으로 이 대표를 먼저 호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 이어 맨 나중이었다. 여당에서 30차례 안팎의 박수가 쏟아질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손을 꽁꽁 감췄다. 하지만 야유를 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모습은 없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만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친 뒤, 출구를 돌아서 나가며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입장 때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의 의원들은 선 채로 윤 대통령과 인사했고,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다가와 악수를 건네자 마지못해 손을 잡았다. 강성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도 앉은 채 웃으며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여당 의석 쪽으로 다가갔을 때 국민의힘 의원들은 통로로 몰려들었다. 윤 대통령은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조이'를 쓰다듬고는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국회 상임위위원장들과 간담회와 오찬을 가졌다. 오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통사찰인 진관사에서 준비했고, 국회·정부 간 화합의 의미를 담은 '오색두부탕' 등이 식탁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사전환담(20분) △간담회(1시간 10분) △오찬(1시간) 등 2시간 30분 동안 여야 의원들과 만 난 뒤 국회를 떠났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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