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尹, 상임위원장들과 오찬·간담회
윤재옥 “여야 정치 복원·협치 기대…분열의 정치에서 통합의 정치로”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후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 및 오찬을 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국회에 와서 의원님들과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국회는 세 번째 왔습니다만, 우리 상임위원장님들을 이렇게 다 같이 뵙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오늘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에 대해 많은 말씀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늘 기대를 갖고 이 자리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많다”며 “오늘 간담회와 국민들에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뜻깊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간담회 자리를 함께 한 윤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국회에서 국회의장님께 여러 차례 이런 자리를 만들고, 대통령님과 국회 간 원활한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 오늘에야 그 결과를 맺은 것 같아서 뜻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야당에 섭섭한 것도 있으시겠지만, 야당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해야 하는 문제,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아쉬움이 큰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 법들에 대해 대통령께서 협의보다 이후에 단독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안심사나 예산심사 과정에서 국회에서의 자율성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가 서로 협의해서 합의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이 열린 자세로 수용해 주시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재정건정성과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야당과 일부 상당수 국민의 생각도 있다”며 “물가나 환율, 유가 등 삼중고에 어려움이 있는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아픔을 위로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국가 재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를 언급하며 “현장에서 그분들과 소통하고 말씀을 좀 들어주시라”며 “그분들이 요구하시는 법과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여유를 갖고 여야가 협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탁월한 친화력, 따뜻한 마음이 오늘 이 만남을 계기로 국민과 국회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여야 사이에 정치가 복원되고, 협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는 궁극적으로 국리민복을 위한 것인데, 그동안 여야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정치를 하느라 정작 국민을 외면해 왔다”며 “이제 누가 누구한테 이기려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보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은 여야가 분열의 정치에서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며 “통합의 정치,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대통령께서 늘 강조하시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실현하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종교가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었지만 탈종교 시대를 맞이해서 종교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헌법적 가치”라며 “여야가 격렬한 논쟁을 벌일 때조차도 헌법적 가치를 중심으로 통합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야당 존중과 배려에 대해 “깊이 유념하고 실천하겠다”며 “여야가 지금까지는 오월동주의 관계의 속에서 이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의 관계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전 10시51분 시작된 간담회는 낮 12시13분까지 80여분간 이어졌다.
이어서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국회 사랑재로 이동해 낮 12시18분부터 오후 1시22분까지 약 1시간가량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 등 대외적인 이런 위기 상황이 많이 있고, 또 우리 국민들의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저희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될 때”라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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