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강원이 시즌 내내 하락세? 승격 꿈꾸는 K리그2 팀들은 그래도 K리그1 팀들과 안 붙고 싶다

김태석 기자 2023. 10. 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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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두고 과거에는 '기세'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K리그1 하위권에 내려앉은 팀들은 시즌 내내 악전고투를 하고 있어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반면, K리그2에서 승격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팀들은 마지막 관문마저 돌파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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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두고 과거에는 '기세'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K리그1 하위권에 내려앉은 팀들은 시즌 내내 악전고투를 하고 있어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반면, K리그2에서 승격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팀들은 마지막 관문마저 돌파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기가 엇갈린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터라 K리그2 팀들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막바지에 접어든 2023시즌에는 어떠할까? 하나원큐 K리그1 2023 하위권은 오래도록 고착화된 상태로 이어졌다. 이미 수 개월 전부터 수원 FC·강원 FC·수원 삼성이 어떻게든 곧장 K리그2로 주저앉는 상황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선지 이 세 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적 분위기가 좀처럼 감지되지 않는다.

보통 9월 이후에 가닥이 잡히는 하위권 판도인데 올해는 좀 일찍 이 구도가 잡힌 감이 있다. 팬들이 다그치고, 미디어에서 위기론을 제기하며, 당연히 팀 내부에서도 풀 죽은 선수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겠지만 반등의 기미가 없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이 세 팀의 운명을 꽤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상당수다. 하위권을 전전한 시기가 오래된 만큼 심리적 멍이 들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K리그1 팀들이 바닥을 치고 있었던 시간만큼, K리그2 팀들이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한 상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 승격 가시권에 놓인 팬들은 K리그1 강등권 순위 팀과 대결하면 능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들도 적잖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좀 다르다.

하나원큐 K리그2 2023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천 상무 사령탑 정정용 감독은 <베스트 일레븐>과 대화에서 "선두 부산 아이파크가 한 번만 삐끗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다. 참 쉽지 않다"라고 웃은 후, "부산이 저렇게 악착 같이 이기려고 하는 이유가 있다. 다이렉트 승격이 아니고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1팀과 대결하면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도 지난 9월 경북 영덕군에서 열린 영덕 풋볼 페스타 레전드 매치에서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아무리 부진해도 K리그1팀과 대결은 K리그2 팀 처지에서는 부담이 된다며, 그래서 바로 올라가야 한다고 부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어떻게든 승리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부산에 못잖게 김천의 5연승을 주도하며 악착 같이 추격 중인 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가면 K리그1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물론 분위기라는 게 있긴 하지만, 팀의 응집력이나 개인 기량 격차를 보면 쉽지 않다. 그건 부산뿐만 아니라 김천 상무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 전적을 보면 그렇다. 지난해에도 벼랑 끝에서 힘든 시즌을 보내던 수원 삼성이 내내 상승세였던 FC 안양과 대결에서 기사회생했다. 2021년에도 그랬다. '볼보이 논란'이 있긴 했지만 강원 FC가 대전하나 시티즌을 물리치고 K리그1에 잔류했다. 지난 2년 동안 부진에 빠져 있던 K리그1팀이 사기 충천한 상태에서 플레이오프에 오른 K리그2팀을 꺾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 점을 K리그2 2위 김천과 선두 부산은 알고 있다. 덕분에 두 경기를 남긴 하나원큐 K리그2 2023에서 막바지 선두 다툼을 벌이는 두 팀의 레이스가 꽤나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다. 마음 편하게 K리그1으로 날아가고픈 두 팀은 서로 한 번만 삐끗해달라고 빌고 있다. 물론 주어진 승부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기본으로 인지하고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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