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행 티켓 두고 세게 붙는다, 전북-인천 포항-제주 빅뱅
의도치 않게 멈춰있던 대한축구협회(FA)컵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FA컵 결승으로 가는 티켓을 두고 K리그1 4팀의 처절한 한 판 승부가 펼쳐진다.
11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2023 하나원큐 FA컵 4강전이 열린다. 같은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FA컵 4강전이 진행된다. 두 경기의 승자가 11월4일 열리는 단판 승부의 결승전을 통해 우승을 가린다.
FA컵 4강전은 원래 8월9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2경기 모두 경기 외적인 변수로 연기됐다. 전북-인천전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 잼버리 현장에서 폭염에 따른 참가자들의 건강·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가 새만금 야영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K팝 콘서트 장소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해 혼선이 빚어졌다. 이후 태풍 카눈의 상륙 예고로 정부가 잼버리 참가자들을 수도권으로 이동시키고 콘서트 장소 또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바꾸면서 FA컵 정상 개최가 논의됐으나, 이번엔 원정팀 인천이 전주를 이미 떠난 후였기에 결국 연기됐다. 제주-포항전은 킥오프 직전 태풍 카눈으로 인한 날씨 변화로 관계자들이 논의 끝에 연기를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이번 4강전은 4팀 모두 FA컵 우승이 절실할 이유들이 있어 치열한 혈투가 예고 된다.
이번 시즌 명가의 자존심이 한껏 구겨진 전북은 FA컵 우승을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현대가 라이벌’ 울산 현대가 조기에 리그 2연패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전북은 리그 4위에 처져 있다. 2014년 이후 전북은 늘 리그에서 1위 아니면 2위였는데, 올해는 3위도 장담하기 힘든 처지다.
전북은 지난 시즌 울산에 리그 우승을 넘겨줬지만, FA컵 우승으로 아픔을 달랬다. 특히 리그 순위로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FA컵 우승이 더욱 간절하다. ACLE 티켓은 리그 1~2위와 FA컵 우승팀에 주어진다.
전북을 상대하는 인천도 FA컵 우승이 간절하긴 마찬가지다. 2015년 준우승 이후 8년 만에 FA컵 결승에 오른 인천은 현재 ACL, 리그, FA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고 있다. 창단 후 처음으로 ACL을 경험하고 있는 인천은 FA컵 우승으로 2시즌 연속 아시아 무대를 누비길 기대하고 있다.
울산의 리그 우승으로 한결 홀가분해진 포항은 FA컵에 집중할 태세를 드러냈다. 지난 28일 열린 전북과 리그 경기에서도 주축인 제카, 고영준, 김승대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빼며 FA컵을 염두에 둔 선수 기용을 보였다. 시즌 전 평가에서 파이널A는 당연할 듯 보였으나 9위로 거꾸러진 제주 역시 우승을 노릴 대회가 FA컵 뿐이라 집중도가 남다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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