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도 시큰둥… 與혁신위, 동력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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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중진 험지출마'를 외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내 반발에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김은경 혁신위는 처음 존재감이 없다가 발언으로 존재감이 생겼고, 당 내 구조가 국민의힘보다 더 복잡하다는 점에서 인요한 혁신위와는 다르다"면서도 "혁신위가 국민의 여론이 크게 불리한 부분들을 정리해준 뒤 험지출마론을 제기했다면 모양새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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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혁신안 '대사면론'도 시끌
김은경과 비슷한 수순 밟을수도
'영남권 중진 험지출마'를 외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내 반발에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나올 혁신안에 대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자칫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31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제기한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에 대한 여진이 계속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정치 역학 관계, 정치 지형을 정확히 분석하는 상황이 아닌 아이디어 차원의 말씀을 가감 없이 한 것"이라며 "영남 의원들이 양지에 있다는 일반인 인식에 기반한 말이지만 공천은 의원들이 굉장히 치명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변화가 아닌 분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남권·수도권 쇄신은 늘 당위론적으로 논란이 됐을 뿐, 실제로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경우는 없다"면서 "그런 요구가 나온다면 당신(인 위원장과 혁신위원들)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인다면 '고차원적 희생'이라는 것을 당 전체가 받아들이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의 험지출마론에 불편한 기색인 의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31명 중 16명이 영남권에 포진한 상황이니, 다수가 껄끄럽게 느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도권 민심과 영남 민심이 달라 수도권 위기론이 오랫동안 대두된 상황에 영남권 중진들이 출마한다고 해도 승리를 견인할 수 없다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여기에 1호 혁신안인 대사면론에 대해서도 격론이 일고 있다.
당사자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반발은 물론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식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최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다 끌어들이는 잡탕밥이 되는 것은 안된다"면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쳐내야 한다고 평가한 반면, 홍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혁신위의 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 인요한 혁신위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은경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사법 리스크·전당대회 돈봉투 살포·국회 코인거래 의혹까지 겹치면서 멀어진 민심을 되돌리고자 출범한 기구였다. 하지만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당론화부터 당내 반발에 봉착해 온전히 추인 받지 못한 데다 총선 후 적용할 대의원 문제까지 갈등을 유발하며 동력을 상실했다.
원내에서 호응이 약하고, 전권을 행사해 수직적 당청 관계를 재설정 해야한다는 주장에 "월권"이라고며 스스로 역할에 한계를 그은 인요한 혁신위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당이 일단 인요한 위원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광주 5·18 묘지 참배나 세대교체론 등 국민의힘이 받아들여야할 요소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 스스로 혁신의 필요성을 느껴 구성해놓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혁신위가 여론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행보를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김은경 혁신위는 처음 존재감이 없다가 발언으로 존재감이 생겼고, 당 내 구조가 국민의힘보다 더 복잡하다는 점에서 인요한 혁신위와는 다르다"면서도 "혁신위가 국민의 여론이 크게 불리한 부분들을 정리해준 뒤 험지출마론을 제기했다면 모양새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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