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이 우승해 행복하다" 팔라존, 팀메이트의 품격

권수연 기자 2023. 10. 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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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을 마친 후 포옹하는 휴온스 최성원과 팔라존, PBA

(MHN스포츠 고양, 권수연 기자) 비록 한 세트를 따내는 것에 그쳤지만,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휴온스)은 팀 주장을 향해 아낌없는 애정과 축하를 보냈다.

지난 30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전에서 최성원(휴온스)이 팔라존을 세트스코어 4-1(15-1, 15-9, 9-15, 15-8, 15-1)로 꺾고 프로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최성원의 우승은 극적이었다. 앞서 네 개 투어에서 연달아 예선 탈락한 최성원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이는 드물었다. 이번 대회에서 마수걸이 승을 거뒀지만 그대로 우승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쉽지 않았다. 

최성원 본인 스스로도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시합하기 전까지 내 자신이 너무 비참했다. 1회전 탈락만 하다보니 끝날때까지 1회전 탈락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승전에서 그와 집안싸움을 벌인 팔라존은, 만일 이 대회를 우승했다면 PBA 통산 3승으로 조재호(NH농협카드)와 승수 타이를 이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날 최성원은 차분한 득점과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앞세워 단 한 세트만을 내주고 쾌속으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결승 경기를 치르는 휴온스 팔라존, PBA

앞서 4강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와 '스페인 더비'를 벌이고 올라왔지만 준우승에 머무른 팔라존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했다. 같은 팀원으로서 '4전5기' 끝 일어난 최성원의 마음 고생을 지척에서 지켜봤기에 오히려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최성원이 너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계속 싸우려고 했지만 최성원의 경기력은 너무 훌륭했다.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며 최성원이 우승해 너무나 행복하고 같은 팀이기에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미소지었다. 

팔라존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조재호(NH농협카드), 강동궁, 에디 레펀스(SK렌터카),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휴온스) 등 강호들이 잇따라 미끄러지고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그와 마르티네스의 우승 가능성이 진하게 점쳐졌다. 

팔라존은 앞서 '퍼펙트큐(한 큐에 15정을 달성할 시 수여하는 특별상. 최초 퍼펙트큐 달성자에게만 수여된다)'를 3회 수상하며 김재근(크라운해태)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20-21시즌에는 4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PBA 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무실세트 우승을 달성했으며, 올 시즌 우승한 3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는 우승과 퍼펙트큐 수상, 웰뱅톱랭킹을 모두 싹쓸이했다. 이 또한 PBA 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휴온스 팔라존, PBA
결승전 후 기념촬영하는 휴온스 팔라존(좌)-최성원, PBA

현재 PBA에서는 마르티네스,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등 스페인 선수들이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매 경기 8~4강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대해 묻자 팔라존은 "타 선수들에 관해 말하긴 어렵지만 내 경우는 매 득점 순간 포지션플레이에 집중하려 한다"며 "PBA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어렵다. 경쟁력있는 선수들과 붙을때 집중력이 흔들리면 쉽지 않다"고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머나먼 이국땅인 한국에서 함께 하는 스페인 동료들은 선의의 라이벌이자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는 "타 스페인 선수들처럼 좋은 선수들과 연습할 수 있다는건 큰 도움이 된다. 또 저 뿐만 아니라 PBA의 모든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데 그 부분이 매우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무려 20kg의 몸무게를 감량했다. 장기전으로 치닫는 PBA 경기 특성상 체력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최근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한 프로당구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팔라존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당구에 대한 루틴은 바꾼 것이 없지만 그 외 것들은 변화를 좀 줬다. 우선 헬스장에 가서 매일 운동을 하는데 이 부분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이 체형과 루틴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간혹 운동 메이트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하기도 한다고. 

이제 시즌 다섯번째 주역들을 가린 PBA투어는 사흘 뒤 6차 투어에 곧장 돌입한다.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은 오는 11월 3일 LPBA 예선경기로 일정을 시작한다. 팔라존은 다가올 대회에서 다시 한번 통산 3승에 도전장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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