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나!' 수지 "과하게 쿨한 두나, 아이돌 수지로서 공감했죠" [인터뷰]

허지영 기자 2023. 10. 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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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서울경제]

수지가 첫 넷플릭스 출연작 '이두나!'로 물 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수지는 까칠하면서도 외로움 많은 아이돌 두나를 연기했다.

지난 2010년 JYP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2011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배우 활동을 병행한 수지에게 두나는 특히 이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인물이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의 모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수지는 두나를 연기하며 미쓰에이로 활동했던 10년 전의 자신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두나의 상황과 제 상황은 다르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을 설명할 때 과하게 쿨한 척을 한다는 느낌이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에요. '나 별로 안 무서운데? 괜찮던데?'라며 센 척 하는 표현에서 많이 공감했죠. 돌이켜 봤을 땐 저는 아이돌 활동을 할 때 많이 힘들었지만, 제 자신도 속일 만큼 표현하지 않고 인지하지 않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극 중 원준(양세종)은 두나에게 두더지 잡기 게임을 권유하며 '머리통을 깨 버리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내리쳐 보라'고 권유한다. 수지에게도 '머리통을 깨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운 사람들이 있었을까. 수지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웃으면서도 두나에게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단순 악플에는 화가 안 나요. 갑자기 생각난 건데, 예전에 인터뷰를 하는데 한 기자님께서 '가수와 연기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시길래 '둘 다 좋다'고 하니까 '아 이거는 못 쓰겠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원하는 대답이 있었던 느낌? 어린 저에게는 기자님의 대답이 충격적이었어요. 두나가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사실이 아닌 두나의 루머도 두나를 힘들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두나가 느끼는 외로움을 표현하는 수단은 '담배'다. K-팝 아이돌과 여배우에게 절대적으로 금기된 담배는 수지가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파격적인 한편, 묘한 해방감을 불러 일으킨다. 수지 역시 담배를 피는 장면에서 카타르시르를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적으로 다른 아이돌 분들도 속이 시원할 거 같았어요. 아이돌이 담배를 막 핀다는 건 아니지만, 인간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고, 두나라는 예민한 인간을 보여주는 지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두나가 초반에 담배를 많이 피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이 확 막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두나라면 너무 날라리스럽게 피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거칠게 표현되지 않으려 노력했고, 예쁘게 피고 싶었죠. 하하."

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2010년 미쓰에이로 데뷔한 수지는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경력을 갖고 있다. 드라마 '드림하이', '함부로 애틋하게',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가본드', '스타트업', '안나', 영화 건축학개론', '도리화가', '백두산' 등 숱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데뷔 초반부터 걸출한 연기력으로 칭송받은 건 아니지만, 꾸준한 노력이 지금의 수지를 만들었다. 수지도 이를 긍정하며, 두나에게 굳센 다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나에게 '매 순간 힘들어 하는 모든 과정이 있기에 나중에는 더 빛나고 있을 거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 모든 걸 다 평탄하게 가져갈 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힘든 순간도 있어야 다른 상황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 있기 때문에, 견뎌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그 시절 어린 저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네요."

배우 수지 / 사진=넷플릭스

수지에게 '이두나!'는 물 오른 연기력을 증명하는 작품 그 이상이다. 10년 전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그 시절의 자신을 위로하고, 나아가 지금 자신을 긍정하게 하는 소중한 작품이 됐다.

"연기를 하면서도 너무나 두나가 이해가 되고, 마음이 아팠어요.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시린 작품으로 남을 거 같아요. '이두나!'를 찍으며 저도 제 과거를 돌이켰고 스스로 치유된다고 느꼈어요. 캐릭터와 작품 모두 큰 애정으로 남을 거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는 지난 20일 9회차가 모두 공개됐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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