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거대 AI '믿음' 출시…"2026년까지 매출 1천억원"(종합)
"B2B, 즉각적 수익화 가능…B2C 사업도 준비 중"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KT가 31일 매개변수(파라미터) 최대 2천억 개 수준의 한국어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을 선보였다.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국내 최초로 1조 토큰(데이터에서 의미를 가지는 최소한의 덩어리) 이상 데이터를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정식 공개했다.
'믿음' 출시 모델은 매개변수 70억 개 수준의 '경량'(베이직)부터 거대언어모델 'GPT-3'(1천750억개)보다 매개변수가 250억 개 이상 많은 '초대형'(엑스퍼트)까지 4종으로 분류됐다.
이 중 경량 모델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평가 플랫폼 '오픈 코-LLM 리더보드'에서 1위를 기록했다.
KT는 기업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완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믿음'의 기반 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전 개방했다.
이는 한국어 기반 모델로는 첫 사례러 업계에서는 한국어 인공지능 생태계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메타 라마나 프랑스 미스트랄이 발표한 매개변수 70억 개 모델이 업계에 큰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믿음' 개방은 큰 결단이고 국내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KT 믿음 스튜디오'라는 전용 포털에서 다양한 모델을 선택해 여건에 맞게 미세조정(파인튜닝)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다.
난제로 꼽히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해결에도 공을 들였다.
KT는 '믿음'에 도식화되고 복잡한 문서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 '다큐먼트 AI', 목표 도메인과 문서에 최적화된 정보를 찾는 '서치 AI', 원문에 근거한 응답만 생성하도록 강화학습을 적용한 '팩트가드 AI'를 각각 적용했다.
이를 통해 환각 현상을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최대 70% 줄였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기술 개발을 총괄한 배순민 KT AL2XL 연구소장(상무)은 4세부터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지니버스'에 적용된 인공지능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다른 레벨의 윤리적 잣대를 제공하려고 한다"면서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이나 일본의 NTT 도코모 등 해외 통신사들과 윤리 규범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KT는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리벨리온' 등과 '믿음'의 기업 전용 AI 클라우드팜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KT클라우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종량제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이용하면 학습 비용을 기존보다 약 27%,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쓰면 서비스·추론 비용을 약 50%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가 전했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상무)은 "사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약 20∼30% 절감된 가격"이라며 "토큰 단위 과금에 부담이 있는 기업 대상으로는 인스턴스 과금 체계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수요 기업들이 사용 신청할 수 있는 공식 웹사이트도 이날 문을 열었다.
KT는 '믿음' 출시를 계기로 기업전용 거대언어모델을 사업화하고, 새로운 AI 혁신 사업을 발굴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집중한다.
특히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을 초거대 AI 사업을 확장할 5대 영역으로 규정하고, 업스테이지, 콴다, 에누마, 비아이매트릭스 등과 협업을 이어간다.
회사는 '믿음' 출시 이전부터 금융권, 지자체, 기업설루션 등 기업 및 기관 100여 곳과 활용 논의를 했다. 기업은행은 '믿음'을 적용한 전문 상품지식 제공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AI컨택센터(AICC)와 인터넷TV(IPTV) '지니TV', 'AI 통화비서' 등 기존 AI 사업을 '믿음'을 바탕으로 고도화하고, 무선서비스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로봇 등에서도 초거대 AI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B2B 시장이 즉각 수익화 가능한 부분이 있고, 빅테크들의 모델을 쓰지 않아도 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들어간다"면서 "손익분기점(BEP)은 즉각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겠지만, 금액을 추산해보면 3년 뒤 한국 전체로 봤을 때 3천억 원 규모, 글로벌로는 훨씬 더 시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고객 서비스에서도 개선을 도모한다.
회사는 '믿음'을 시범 적용한 콜센터에서는 봇 인식률이 5% 개선됐으며, 후처리 속도와 지식 구축 속도도 각각 20%, 3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금융과 통신영역, 지니TV 마케팅, 시니어와 육아 상담 등의 영역에서도 믿음을 적용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최 본부장은 "(유·무선 통신, 지니TV, AI컨택센터 등)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관련 분야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몇 가지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고 때가 되면 이야기하겠다"고 귀띔했다.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과는 '노하우 전수'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인공지능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KT는 최근 IPTV 분야에서 협력 중인 태국의 정보통신기업 자스민그룹과 '믿음'을 활용한 태국어 대형언어모델(Thai-LLM)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KT는 2026년까지 초거대 인공지능 매출을 1천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관련 분야에 1조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초거대 인공지능 시장은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며 급격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차별화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을 개방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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