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가니메데’ 표면서 소금기 발견…바다였다?

이정호 기자 2023. 10. 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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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탑재 적외선 관측 장비로 발견
표면 약 1000㎞까지 다가가 근접 촬영
지구 바다와 유사한 성분 녹아 있어
생명체 탐색 연구에 탄력 전망
2021년 6월7일 우주탐사선 ‘주노’가 촬영한 목성 위성 가니메데 표면 모습. 이날 얻은 적외선 관측 결과를 분석한 이탈리와 미국 연구진은 가니메데 표면에서 소금기를 확인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구의 다섯번째 행성인 목성을 도는 위성 ‘가니메데’ 표면에서 소금기가 확인됐다. 이 소금기는 가니메데 땅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바다에서 새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소금이 녹아 있는 바다는 지구에서 생명 탄생의 시발점이 됐다. 지구 밖 천체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한 연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이탈리아 국립 천체물리학연구소 소속 과학자 등이 구성한 공동 연구진은 30일(현지시간) 목성 탐사선인 ‘주노’를 이용해 가니메데 표면에서 소금 성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최신호에 실렸다.

가니메데는 반지름이 5262㎞에 이르는 대형 위성이다. 지구 위성인 달(3476㎞)은 물론 태양계 행성인 수성(4879㎞)보다도 크다.

2015년 NASA에서는 가니메데 표면 아래에 대형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가니메데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한 결과였다. 가니메데에는 두께가 153㎞에 이르는 얼음층이 존재하며, 이 아래에 수심 100㎞짜리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하 바다의 존재를 의심없이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지구 저궤도에 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 칠레 등에서 초대형 지상망원경을 운영하는 유럽남방천문대(ESO) 등이 애썼지만, 가니메데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였다. 가니메데는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에도 약 6억㎞(지구와 태양 거리 4배) 떨어져 있다.

주노는 가니메데 표면까지 바짝 접근해 문제를 해결했다. 피사체의 정확한 모습을 잡기 위해 망원렌즈를 쓰기보다 촬영자가 피사체 가까이 다가서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주노는 2021년 6월7일, 가니메데 표면 상공 1046㎞까지 내려가 관측을 했는데, 이때 얻은 자료를 연구진이 활용했다.

연구진은 “지하 바다에서 염화나트륨과 염화암모늄, 중탄산나트륨, 그리고 지방족 알데히드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염화나트륨, 즉 소금은 지구의 바다에 녹아 있는 주된 성분이다. 지방족 알데히드는 유기물질의 일종이다. 연구진은 “가니메데 표면에서 관찰되는 소금은 깊은 바다에서 올라온 잔존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가니메데 지하 바다가 지구 바다 성분과 비슷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바다는 과거 지구에서 생명 탄생의 시발점이 됐다. 지구 밖 생명체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관측 고도를 낮춘 것에 더해 가니메데에 실린 적외선 분광기인 ‘JIRAM’은 정확한 관측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JIRAM은 원래 가니메데가 아닌 목성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포착하려고 고안됐지만, 이번에 가니메데 내부에 있는 바다 성분를 들여다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소금과 유기물질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 가니메데의 적도 부근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목성에서 날아드는 전자 같은 에너지 입자가 지표면에 가장 덜 쏟아지는 곳이 적도였다. 가니메데가 가진 자체 자기장이 적도를 중심으로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했다. NASA는 “강한 에너지 입자는 소금이나 유기물질의 생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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