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지금 전청조에만 주목할 때 아냐. 남현희와 펜싱학원 사건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 그의 재혼상대였던 전청조(27)씨 사건에 관해 “지금 전청조에만 주목할 때가 아니”란 분석을 내놨다. 그는 국가대표가지 했던 남씨가 어떻게 그에게 이토록 의존하게 됐는지, 진짜 가스라이팅 사건은 맞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난 7월 가해자인 펜싱 코치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수사가 종결된 남현희씨 펜싱학원 성폭력 사건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3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남씨가 전씨를 지난해 12월에 만나 1월부터 연인관계였다고 하는데, 전씨는 그 이후 산부인과에 가서 ‘유산기가 있다’는 얘기를 듣는 걸 본인이 옆에서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남씨는 산부인과를 간 적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러면서 ‘가짜 임신테스트기가 2줄이 나왔다’고 하는데 산부인과를 한 사람은 안 갔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간 적이 있다고 하니 산부인과 기록을 확인해 보면 지금 두 사람의 진술 중에 어느 진술이 진실인지는 금방 알 수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씨가 전적으로 100% 피해자라고 주장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어제 저녁 전청조씨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 남현희씨가 이 모든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지 않냐. 최소한 2월부터는”이라며 “지금 상당 부분 어젯밤에 전씨가 인터뷰한 내용은 사건의 국면을 180도 뒤집어놓는 이런 인터뷰 내용이라고 보인다”고 했다.
또한 그는 “(재혼 발표를 한 여성조선 인터뷰) 사실 두 사람이 안 해도 되는 것이었다”면서 “남씨가 인터뷰를 절박하게 해야 되는 어떤 ‘니즈’, 이유를 캐는 게 (중요하다). 전씨 문제가 불거질 것을 몰랐다고 치더라도 남씨는 왜 그렇게 인터뷰를 하려고 했을까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 김태현은 “어제 전청조씨 인터뷰 보면 본인이 투자받은 돈 전부 다 남현희씨를 위해서 썼다. 카드값에 명품 대금, 다 얘기하더라. 남씨가 임신했을 것으로 추정됐었던 그 애가 누구 애인지는 상관없다 자신이랑 키우면 되니까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 남씨가 전씨를 만나며 느낀 심리적인 상태는 뭐라고 추정하시나”라고 이 교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지금 그 대목이 전혀 설명돼 있지 않은 채 언론은 전청조만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에서 가장 놓치고 있는 ‘포인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남씨가 어떤 경위로 전씨를 만나서 이렇게까지 의존하게 됐느냐. 남현희 씨가 원래 그런 사람이냐. 물불 안 가리고 사람들에게 정말 이렇게 전혀 판단 능력 없이 의존하는 사람이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이 사람 국가대표다. 대단히 나름대로의 의사결정 능력이 월등했을 거다. 가스라이팅이라는 게 아무 한테나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사실은 백번 의심스럽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이 사건은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있었던 아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펜싱학원) 성폭력 사건에 좀 더 주목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금 남씨가 운영하던 펜싱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남씨의 후배, 아주 관계가 밀접했던 사람에 의해 성폭행을 당해서 피해자가 3명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사건이 진행 중에 전청조가 등장하게 된 거다. 그 사건이 진행 중에 남씨의 이혼도 있고, 그 이혼한 전 남편 사이에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1월 사이 일어난 일인데, 피해 발고가 있고나서 코치는 사망했다. ‘공소권 없음’이 돼버린 거다. 7월쯤 사망했다”면서 “그러니까 이 관계들과 얽힌 복잡한 남씨의 심정을 우리가 분석을 해야 좀 더 이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있는 게 아닌가. 그저 성정체성이 모호한 전씨를 우리가 그냥 어떤 사회적 비난만을 하는 게 제대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말을 마쳤다.
지난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앞서 강서경찰서로 접수된 전씨의 사기 미수 고발 사건을 이관받아 기존 사기 고소 사건과 병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남씨의 공모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전씨 관련 사건을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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