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저 땡잡았어요”…택시기사 신고에 보이스피싱범 검거

승객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범으로 의심한 택시 운전사가 재치있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한 끝에, 현금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 수원 서부경찰서는 오늘(31일) 사기 방조 혐의로 40대 여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성은 어제 오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의 한 길가에서 50대 피해자로부터 현금 1,5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여성의 범행은 돈 봉투가 건네지는 상황을 수상히 여긴 한 택시 운전사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왕복 호출을 받고 수원시 팔달구에서 여성을 태워 안성에 내려준 뒤 잠시 정차했다 범행을 목격했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여성을 다시 택시에 태워 수원으로 가던 중 112에 전화를 걸어 "형 저예요, 저 택시 하잖아요. 땡잡았어요."라고 말했고, 전화 의도를 알아챈 경찰이 전화를 끊게 한 뒤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검거 작전을 세웠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문자를 주고받는 동안 "승객이 전화금융사기범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후 여성의 하차 지점 인근에서 사복 차림으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여성을 긴급체포했고, 여성이 갖고 있던 피해 금액도 전부 압수했습니다.

여성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로 대출을 갚아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건당 20만 원을 준다는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여성이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다른 범행도 했는지 수사하는 한편, 현금을 전달받으려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원희 기자 (212@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