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메시, 차기 황제들 향해 "홀란드·음바페도 곧 이 상 받게 될 것이다" 따뜻한 격려

[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발롱도르' 메시, 차기 황제들 향해 "홀란드·음바페도 곧 이 상 받게 될 것이다" 따뜻한 격려

리오넬 메시(36)가 차기 축구 황제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샤들레 극장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자로 나선 데이비드 베컴은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킬리안 음바페(PSG)가 아닌 메시를 호명했다. 최종 순위 결과 홀란드가 2위, 음바페가 3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트레블 주역인 케빈 데 브라위너와 로드리가 각각 4, 5위에 올랐다. 맨시티는 디펜딩 챔피언 답게 톱5 안에 무려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메시는 통산 8번째 발롱도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2009년 발롱도르를 처음 받았던 메시는 2012년까지 4년 연속 수상했다. 이후 2015년, 2019년, 2021년, 그리고 올해 영예를 안았다. 축구계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게 됐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격차를 더 벌렸다. 호날두는 2008년.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까지 5회 수상한 바 있다.

메시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무대 위로 올라갔다. '첼시 전설' 디디에 드록바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베컴과 차례로 포옹한 뒤 담담하게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았다. 홀란드와 음바페도 기립 박수로 메시의 수상을 축하했다.

마이크 앞에 선 메시는 먼저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게 투표한 많은 분께 감사하다. 그 덕에 제가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됐다"며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그들 때문에 이 상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메시가 지난해 가장 큰 업적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메시는 월드컵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와 결승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메시는 월드컵 5수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당연히 메시 차지였다.

당시 메시는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코파 아메리카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유일하게 없던 월드컵마저 우승하자 역대 최고 축구선수 타이틀에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홀란드와 음바페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메시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 홀란드와 음바페를 잊고 싶지 않다. 이들도 몇 년 안에 이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많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오랫동안 축구를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이 시상식에 몇 번이나 올 수 있을 만큼 운이 좋았다. 그동안 함께 했던 선수들은 새롭게 바뀌었지만 수준은 그대로다"고 말했다.

가족과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제 선수 경력 내내 날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특별히 언급하고 싶다. 제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또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여정이었다"고 전했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전설' 마라도나를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마침 이날은 마라도나의 생일이었다. 메시는 "마라도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다. 생일을 축하하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마라도나가 어디에 있건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롱도르가 본인에게 가장 특별한 상이냐'고 묻자 "물론 (지금까지 받은) 모든 발롱도르는 소중하다. 저는 항상 팀의 우승이 가장 중요하고 개인적 성과는 후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이 모든 것을 이룩한 맨시티는 세계 최고의 팀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전성기를 보냈던 바르셀로나 시절을 떠올렸다. 메시는 "나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에서 뛰었다. (여자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바르셀로나 소속인) 아이타나 본마티가 말한 것처럼 나 역시 운이 좋았다. 동료들 덕분에 축구를 더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PSG를 떠난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해 '축구의 신' 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MLS 무대에서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스컵 10골 1도움, US 오픈컵 2도움, 리그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데뷔전 이후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MLS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최하위권 인터 마이애미를 북중미 리그스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편 발롱도르 여자 부문 수상자는 아이타나 본마티(바르셀로나)였다. 본마티는 바르셀로나를 리그와 여자 UCL 우승으로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도 조국 스페인을 우승으로 견인했다.

최고의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코파 트로피'는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받았다. 최고의 골키퍼를 상징하는 '야신 트로피'는 메시의 아르헨티나 동료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가 차지했다. 한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는 홀란드, 사회 공헌을 가장 많이 한 선수가 받는 '소크라테스 어워드'는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가 받았다.

'올해의 팀'은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와 FA컵, UCL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는 발롱도르 최종 22위를 차지했다.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25위, 후벵 디아스(이상 맨시티)는 30위였다. 더불어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수비수 역대 최초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건 김민재가 4번째다. 2002년 설기현을 시작으로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이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아 역대 최고 기록인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 소속팀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데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클럽뿐 아니라 국가대표에서도 한국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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