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주사 직접 놓으세요”…럼피스킨 백신 접종 ‘3주 고비’
[앵커]
우리나라에 추가로 들여온 소 럼피스킨병 긴급 백신이 축산농가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접종해도 항체가 생기기까지, 고강도 방역을 유지해야 하는데요.
농민들의 바이러스와의 사투를 친절한뉴스에서 살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럼피스킨 백신 접종 요령/농림축식품부 제작 : "넓은 부분의 가죽을 들어 올려 피하에 주사합니다."]
정부가 축산 농가에 배포한 럼피스킨 백신 '접종 요령' 영상입니다.
이렇게 영상까지 만들어 안내하는 이유는, 소 10마리 가운데 7마리 정도를, 각 축사 농민이 직접 접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제에 이어 오늘(31일)까지, 전국의 소 4백만 마리에 접종할 백신은 추가로 확보됐지만, 접종은 정부 지원만으로는 안 되고, 이 각 농가 자가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다음 달 10일까지 마칠 수 있습니다.
또, 백신을 접종한 소라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소에게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항체가 생기는 3주 동안, 이동을 제한하는 고강도 방역 상태를 유지해야합니다.
농민들 고충, 크겠죠.
한우 107마리를 키우는 충남 홍성의 한 농가입니다.
서산에서 럼피스킨병이 처음 발생한 뒤,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김원기/한우농가 : "서산이 홍성하고 가까우니까 금방 퍼질 것 같은 두려움이 항상 있었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 100마리가 넘는 소에 직접 접종하기 지치지만,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수의사 등 접종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소 50마리 이상을 키우는 축사는 김원기 씨처럼 직접 접종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에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축산농가들은 3주간 차단 방역에 들어가죠.
외출도 자제해야 합니다.
[김원기/한우 농가 : "(외출이나 모임도 못 하시겠네요?) 그렇죠. 지금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많이 불안하죠. 최대한 집 안에 있으려고…."]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기 전에 럼피스킨병에 걸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죠.
그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겁니다.
더군다나 럼피스킨병은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을 접촉해 감염되기 때문에, 이 감염 경로를 정확히 예측해 차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은 최선을 다해 당장 눈에 보이는 모기와 파리, 진드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흡혈 곤충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한우 농가에서는 모기와 파리 잡기도 중요한 일과가 됐습니다.
매일같이 소독하고, 환풍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조현희/축산 농가 : "파리약을 치고 깔끔하게 한다고 해도 환경에는 파리랑 모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것은 오지 말라 해도 안 오는 게 아니잖아요."]
지자체 방역 주무 부서도 합세해, 하루 종일 축산 농가를 돌며 해충 방역에 안간힘을 쏟습니다.
[최기항/충남 서산시 동물방역팀장 : "항체 형성 기간인 3주 동안은 저희가 매개 곤충 등 해충 방제에 총력을 기해서 방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축산 가공과 도축입니다.
3주 차단에, 도축장은 반·출입이 금지, 잠정 폐쇄됐습니다.
도축이 막히면, 농협이나 축협 등 판매점도 비상이죠.
2주 만에 '창살 없는 감옥'이 된 전국 축산농가, 그 안에서 럼피스킨병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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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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